외환銀 LG카드 지원거부 '得보다 失'
외환銀 LG카드 지원거부 '得보다 失'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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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이 LG카드 지원을 거부하면서 비난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부터 ‘무임승차’까지 수위를 넘나드는 어휘가 동원된 원색적인 비난부터 애초에 투기펀드에 불과한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매각한 자업자득이라는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다.

팰론 외환은행장은 LG카드 지원에 따른 손실부담 때문에 거부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금융계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오히려 외환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리라는 시각도 있다.

LG카드 지원여부가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 외환은행 입장에서는 원칙을 준수한다는 선례를 남기는 긍정적인 부문도 있겠지만 당장 빗발칠 고객들의 비난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002년 지금 상황과 비슷한 처지에 처했던 제일은행 임직원들은 LG카드 지원안을 거부해 몰매를 맞고 있는 외환은행 상황을 지켜보며 혀를 차고 있다.

한 제일은행 임원은 “몇 년전 회사채 신속인수와 하이닉스 지원안을 거부하면서 경영진은 경영진대로 곤혹을 치뤘을 뿐만 아니라 고객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았었다”고 털어놨다.

일선 영업점에서 제일은행이 해외에 매각되더니 국익을 무시하고 있다는 항의와 함께 예금 인출과 거래고객 이탈이 줄을 이었다는 것.

한 금융계 인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는 해도 정부의 영향력이 여전하고 고객들의 애국심(?)이 투철한 국내시장에서 금융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이미지 관리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특히 정부가 과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묵인하고 없었던 일로 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현실을 론스타가 호된 수업료를 내고 배우게 될 것이라는 악의 섞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더불어 경쟁자면서 하지만 동업자이기도 한 여타 금융기관들의 ‘왕따’도 앞으로 외환은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미 일부 은행들은 16개 은행이 모두 참여한다는 전제아래 LG카드 지원안을 승인받았다며 외환은행이 LG카드 지원안을 거부키로 한 만큼 다시 이사회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이사회를 다시 개최할 경우 통과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외환은행에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와관련 한 금융계 관계자는 “외환은행 지원거부로 인한 부담보다는 솔직히 혼자만 빠져나가겠다는 것이 괴심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론스타가 얼마나 비싼 수업료를 치루며 국내 금융시장에 적응해 나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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