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시장 포화 상태 왔나
종신보험시장 포화 상태 왔나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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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2가구당 1건 꼴···'울며겨자 먹기식' 판매
책임 준비금 적립 늘어 판매 확대 부담
종신보험 보유계약이 지난해 10월 22개 국내외 생보사 기준 530만 건을 넘어서면서 시장 포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3월 FY 2002 회계연도 결산일까지 거뜬히 700만 건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유계약 700만 건은 국내 가구수를 1천500만으로 추산할 때 2가구 당 1건씩 가입한 셈이다.

“종신보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주장도 이러한 증가세에 기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생보사 실무 관계자들도 “이제는 대안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종신보험 시장이 포화상태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증가세가 수그러 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생보사들의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당분간 종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

종신보험은 판매 2~3년 후부터는 책임보험의 적립 부담이 월등히 늘어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험상품은 통상 보험가입자의 해약환급금 등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책임준비금을 쌓아야 하는 데 종신보험의 경우 보험 가입 초기에는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낮은 데다 장기 보험인 종신보험의 상품 특성을 감안, 매년 점증적으로 책임준비금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즉 보험료 납입 기간이 평균 20년인 종신보험은 기간이 늘어날수록 위험 증가에 따른 책임 준비금 적립 비율을 점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 생보사들은 최근 몇 년간 종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현재 5%의 예정이율을 적용, 종신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최근 금리가 6%대 이하로 떨어지면서 해약 환급금 지급시 당초 약속한 예정이율을 적용하면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상품 수리 담당자는 “외국생보사의 경우 10여년 전부터 종신보험을 판매한 데다 당시 금리가 10%대 육박해 당시 고객에게 제시했던 예정이율인 6.5%수준에 투자 수익을 올리는 데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생보사 계리 담당자도 “책임 준비금 적립 부담이 보험료 납입 기간이 지날수록 점증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일시에 보험계약이 해약될 가능성이 극히 적은데다 꾸준히 새로운 종신보험 계약분이 기체결된 책임준비금 적립분을 채워주고 있어 책임 준비금 부담으로 수익이 악화된다는 지적은 시기 상조”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생보사들이 이러한 위험을 떠 안고라도 이익 확대와 기존 판매된 종신보험의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종신보험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상대적으로 가입 초기 책임 준비금 부담이 적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생보사 이익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점도 종신보험 판매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종신보험이 초기 2~3년 동안은 모집인 수당, 판매비 등 사업비를 제외하고 고스란히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판매에 열을 올린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딜레마는 최근 경쟁적으로 양성한 종신보험 전문 판매 설계사들의 높은 수당 체계도 고민 거리다. 생보사들은 이미 종신보험 판매를 위해 대규모 전문설계사 조직을 양성해 놓고 있다. 전문설계사하면 종신보험 판매 조직으로 인식할 정도다.

전문설계사들이 이렇게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지만 기껏 팔수 있는 상품은 종신보험 정도라는 게 생보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보험료 규모가 큰 종신보험을 판매해야만 설계사 수당 등 유지 비용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전문설계사들이 과거 아줌마 부대와 같은 수당체계로는 유지 조차 힘들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종신보험 판매를 종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일부 생보사들은 이러한 종신보험의 양면성을 간파하고 적절한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에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 교보생명 등 일부 생보사들은 전년대비 판매 건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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