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1분기 실적 '선방'…2분기는?
은행권, 1분기 실적 '선방'…2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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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 엇갈린 실적 전망
부실채권 발생규모 '관건'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 대다수 시중은행들이 지난 1분기에 흑자경영을 하면서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흑자전환 추세가 2분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적자로 전환한 은행들은 2분기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는 반면, 1분기 흑자로 돌아선 은행들은 2분기 실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마다 향후 경영환경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얘기다.

■국민·우리銀, 적자전환 가능성
국민은행은 지난 1분기에 1591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적자 공포에서 벗어났다. 이 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 318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KB금융 김중회 사장은 "경기가 앞으로 얼마나 풀릴지 모르겠지만 보수적 관점에서 자산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1675억원, 737억원 흑자를 기록하면서 일단 실적호전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기업은행 역시 1분기에 4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691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국내 은행 가운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비관적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이 행장은 "2분기에는 45개 주채무계열과 500억원 이상 개별 대기업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가 반영되기 때문에 대손충당금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적자 전환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1분기 흑자전환은 두분기 연속 적자부담에 따른 보유주식 매각의 영향이 컸다. 실제 당기순이익 1675억원 가운데 1600억원 가량이 출자전환 주식 관련 매각익이다.

금융당국도 최근 '경기바닥론'을 경계하고 구조조정의 전면에 설 뜻을 밝힌 만큼 대규모 부실채권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외환銀, 흑자 전망
이와 반대로 올 1분기 적자로 전환한 은행들은 2분기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3045억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며, 외환은행도 748억원의 분기적자를 기록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4분기에 각각 258억원, 1179억원 예상밖 흑자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태산LCD 관련 1936억원의 손실이 실적악화의 주된 요인이 됐으며, 외환은행은 630억원의 명예퇴직 비용 및 순이자마진(NIM) 급락에 따른 영향이 컸다.

특히 외환은행의 경우 외화자산 비중이 30% 이상으로 올초 고금리 외화조달에 따른 외화자산 마진하락도 실적악화의 주된 요인이 됐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관계자는 "1분기에는 일시적 비용상승 영향으로 분기적자를 기록했으나, 2분기 이후에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순이자이익 개선, 비용절감을 통한 흑자 달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1분기 적자는 일회성 요인이 컸다"며 "2분기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은행의 실적개선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영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은행 수익성이 바닥에 근접했으나 NIM도 3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추정되고 연체증가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며 "아직까지 은행권의 대손비용 안정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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