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시선집중 … 외환號 순항할까?
금융권 시선집중 … 외환號 순항할까?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헌재 펀드, 삼성금융지주등 굵직한 현안이 변수

뉴브리지 이어 외국자본과의 관계설정 재시험대

외환은행이 금융권 굵직한 핵심 이슈들의 중심에 섰다.

새롭게 외국인 선장을 맞이한 외환은행호가 순항을 하느냐, 폭풍에 휘말려 좌초하느냐에 따라 외국자본 대항마 여론에 편승해 등장한 이헌재 펀드와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노리는 삼성그룹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외환위기 이후 봇물처럼 밀려온 외국자본에 대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대항마 여론이 조성된 것은 작년 여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가 큰 계기가 됐다.

뉴브리지캐피털의 제일은행 인수 등 예전에도 외국자본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이 존재해 왔으나 하나의 큰 흐름으로 형성되지는 못했고 간헐적인 비판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은행업이 주종목이 아닌 외국계 펀드가 잇달아 국내 은행 인수를 타진하면서 수익성에만 열을 올리는 외국펀드에 국내 굵직한 금융기관들을 넘겨줘서야 되겠냐는 비판 여론이 비등해졌다.

이 흐름에 기름을 쏟아 부은 곳이 ‘잡식공룡’으로 불리던 론스타.
론스타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면서 4% 이상 지분확보 금지 등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 금지 규제에 발목이 묶여 있던 삼성그룹 등 국내 재벌들은 최근 은행업 진출의 최대 호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김대중 정부 시절 재경부장관을 지냈던 이헌재씨가 자신이 어렵사리 토대를 닦아 놓은 금융권 구조조정의 단물을 외국자본이 독식하고 있다며 ‘이헌재펀드’ 설립을 주창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이에 금융권 핵심 이슈에 대한 여론 조성에 론스타와 외환은행의 속궁합이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은행이 론스타 자금 유치로 획기적인 경영성과를 이룰 경우, 급속히 악화된 국내 외국자본에 대한 비판여론이 가라앉아 최근 재계가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진출 논리는 크게 희석될 수도 있다.

반면 론스타라는 대주주의 지나친 횡포와 노사갈등 등의 암초에 걸려 침몰할 경우 이헌재펀드와 재벌 등 산업자본은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외국자본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을 견제해 왔던 재경부, 금감원 관계자들도 더 이상 규제 논리를 강하게 펼치기 힘들 수도 있다.

일단 외환호의 출발은 산뜻하다. 김경림 전 행장 등 외환은행장 취임식 때마다 출근저지투쟁에 계란세례가 이어져왔으나 신임 로버트 팰론 행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사히 모면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이 갈 길이 먼데 처음부터 안좋은 첫인상을 남길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며 “성숙한 노조의 모습을 보여 앞으로 대화와 토론 중심의 해결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