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 신탁 15조6천억 줄어
지난해 은행 신탁 15조6천억 줄어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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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채 영향...회사채시장 급랭 조짐

자산운용업법 시행, SK네트웍스 및 LG카드 문제 등으로 지난해 은행권 신탁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회사채 시장 매수세가 사라지는 등 금융시장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만 은행권 신탁계정 수탁 규모가 15조6천억원 줄어들어 2003년 12월말 기준 총 58조1천481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불특정금전신탁에서 9조3천억원, 특정금전신탁에서 6조3천52억원이 빠져 각각 30조8천억원, 27조4천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각 기관별로는 국민은행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재산신탁을 포함한 각 기관별 신탁계정 수탁 현황은 국민은행이 작년 한 해 동안 10조7천583억원 줄어 31조7천억원을 기록했으며 조흥은행과 기업은행도 1조2천억원, 1조원 가량 줄어 각각 4조원, 4조3천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산업은행도 1조원줄어 4조64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신한·한미은행 등은 오히려 수탁고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은행은 3조4천억원 늘어난 17조3천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신한·한미은행도 각각 3조4천억원, 5조9천억원이 증가해 총 8조1천억원, 8조9천억원의 수탁고를 기록했다.

재산신탁을 제외한 시중은행의 신탁계정 수탁고는 41조3천억원, 특수은행과 지방은행은 각각 13조9천억원, 2조9천억원으로 나타났다. JP모간 등 외국계은행은 435억원에 그쳤다.

이처럼 은행권 신탁이 크게 위축된 것은 작년 초 금융권을 강타했던 SK네트웍스, LG카드 사태 외에도 올 상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인 통합자산운용업법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흥은행 신탁부 한 관계자는 “SK네트웍스, LG카드 사태 등으로 은행의 신탁운용이 크게 위축됐다”며 “이제 은행들도 고위험은 너도나도 회피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신탁부 한 관계자도 “올 상반기 중 통합자산운용업법이 시행되면 특정금전신탁 상품과 부동산신탁 상품을 제외한 비과세 상품 판매가 모두 금지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 조치들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신탁부에서 자체 판매·운용해오던 불특정신탁 상품을 앞으로 취급하지 않기로 하는 등 간접투자시장에서 발을 빼는 대신 자회사인 투신사에 간접투자상품을 몰아주는 방향으로 신탁운용을 가져갈 계획이다.

한편, 은행권의 신탁부문 축소는 회사채 시장 급랭이라는 만만찮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은행권이 회사채 인수를 망설이면서 MMF가 그 부분을 대체해 왔으나 MMF조차 축소 움직임을 보이면서 회사채 시장에서 매수세력이 실종되고 있는 것.

굿모닝신한증권 윤영환 연구위원은 “은행이 신탁부 운용을 축소시키고 회사채 인수를 하지 않으면서 매수세가 실종되고 있다”며 “대신 상호저축은행 등 소규모 매수세력만이 가담하고 있어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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