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투자 '藥인가 毒인가'
외국인 주식투자 '藥인가 毒인가'
  • 김성호
  • 승인 2004.0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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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칠 줄 모르는 매수세... 주가 연일 최고치 경신
종목간 빈부격차 심화... 개인 및 기관 시장참여 어려워져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투자가 지칠 줄 모른 채 계속되고 있다.

2004년 첫 개장 일부터 공격적인 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이 16일째 연
속 매수세를 이어가며 증시상승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이들 외국인은 국내 대표기업의 주식을 집중 매수함으로써 상당한 시세차익까지 거두고 있다.

외국인의 시장 지배력 확대는 기업의 투명성 확대와 주주 위주 경영으로 증시 선진화를 이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업계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가 삼성전자등 대표기업에 집중되면서 업종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더욱이 이들 종목에 대한 기관·개인의 참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선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 주식투자 날개 달았다

이 달 들어 외국인들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은 채 국내 기업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27일 현재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3백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월별 순매수 규모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에 있다.

특히 이들 외국인은 삼성전자, SKT, 포스코와 같은 핵심 우량주에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국내 증시상승을 견인하는 동시에 상당한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 달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가 크게 급증했지만 대부분 우량종목에 투자한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에 나선 삼성전자의 경우 27일 현재 53만8천원을 기록, 작년 12월30일보다 무려 8만원 이상이 올라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투자가 향후 엔 달러 환율 및 중국 증시 동향에 따라 다소 주춤할 수 도 있겠지만 16일째 연속 매수에 나선 외국인들의 기행(?)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시급등 견인 긍정적…기업 지배구조 취약 등은 문제

외국인들의 집중매수로 국내 증시가 호황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에선 대부분의 시장 관계자들이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500~700선에서 박스권을 유지하며 항상 저평가 돼 있던 국내 주식시장이 외국인들의 지칠 줄 모르는 매수에 힘입어 본연의 모습을 찾고 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국내 대표기업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전개함으로써 기업 지배구조의 혼란 및 국내 기관 및 개인의 투자기회를 잃게 하는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경영권을 둘러싸고 SK㈜와 소버린이 치열한 접점을 벌이고 있는 것만 봐도 국내 대표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 주식매입이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등 대표기업의 주가가 외국인들의 집중매수에 힘입어 급등하면서 국내 기관 및 개인들은 투자할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참여가 결코 환영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은 지적이다.

이에대해 시장 관계자는 “주가가 급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 기관 및 개인의 증시 참여가 받쳐주지 않으면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현재 국내 대표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무서운 매수세에 기관 및 개인의 투자기회가 상실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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