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신풍속도', 은행 '예금 떠나고 대출 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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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개점휴업'..."한 푼이라도 더 챙기자" 2금융권으로 '발 길' 
 
[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초저금리 시대(기준금리 2%)를 맞아 은행들의 영업행태가 급변하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은 개점휴업상태나 진배 없다. 금융자산가들의 재테크 풍속도 또한 달라지고 있다. 한 푼의 이자라도 더 챙겨보자는 생각에 2금융권으로 투자처를 옮기는 발 길이 부쩍 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의 최근 가계대출이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돈이 급한 실수요자 이외에 투자목적이 있거나 주택을 추가로 사려는 사람에 대한 대출은 거의 손을 놓은 상태다. 가계대출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는 장사'가 아니기 때문.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압박 등으로 영업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난 것도 한 요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가산금리'를 높이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또한 여론악화 등으로 점차 위축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은행권 가계대출의 전월대비 증가액은 지난해 11월 1조8천억 원에서 12월 1조6천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해들어 1월에는 1조7천억 원이나 감소했다. 급격한 반전이다.

한편, 91일 물 CD 금리는 올해 들어 1.36%포인트 하락한 2.57%(13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와 연동된 이번주 주요 은행들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민은행 3.4∼4.9%, 신한은행 3.51∼4.81%, 하나은행 3.77~5.47% 등이다.

이에, 은행들은 따가운 눈총을 받아가면서도 신규대출이나 기존 대출의 만기를 연장할 때 높은 가산금리를 붙이고 있다. 조달비용 등을 감안해 은행이 정하는 가산금리는 국민 0.76~2.26%, 신한 0.8∼2.1%, 하나 1.2∼2.9% 등이다. 하지만, 실제 적용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다. 영업점에서 고객에 따라 탄력적으로 결정하는, 이른바 '네고금리'도 성행하고 있다.

대출자들은 금리가 떨어지는데 왜 자신이 받거나 받는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느냐고 불평이지만, 은행들은 CD 금리가 내려가면서 최고 가산금리를 붙여도 역마진이라 하소연이다.

물론, 기준금리 하락으로 은행 예금금리도 급락하고 있다. 우리, 하나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각각 3.40%와 3.60%이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 등을 빼고 나면 1년 뒤 이자는 사실상 마이너스.

이에, 재테크 감각이 빠른 투자자들은 비과세 혜택이 늘어난 농.수협 단위조합이나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으로 발 길을 옮기고 있다. 종전까지는 이들 기관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1인당 2천만 원까지 이자소득세를 내지 않고 농어촌특별세 1.4%만 내면 됐지만, 올해부터는 한도가 3천만 원까지 늘어났기 때문.

실제로, 농협 단위조합의 예탁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156조 원, 12월 158조 원에서 올해 1월 162조원으로 급증했다. 수협 단위조합의 예탁금 증가액도 작년 11월 571억 원, 12월 2천17억 원에서 지난달 3천500억 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주식, 부동산, 펀드 등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데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마저 3%대로 낮아지면서 시중자금이서민금융기관을 찾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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