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녹색뉴딜' 강력 비판
이준구 교수, `녹색뉴딜' 강력 비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4대 강 정비 사업'을 강하게 비판해온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이번에는 `녹색 뉴딜' 정책을 문제삼았다.

12일 이 교수의 홈페이지(www.jkl123.com)에 따르면 이 교수는 `웬 녹색 뉴딜?'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강에 시멘트벽을 쌓고 여기저기 땅을 파헤치는 행위가 환경친화적일 리 없다"며 "`녹색 뉴딜'은 듣기에만 그럴듯할 뿐 알맹이는 전혀 없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이 단계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경제의 체질을 바꿔 위기도 극복하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도 있도록 만드는 일"이라며 "토목공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사라질 일자리라면 설사 수백만 개가 만들어진다 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미국의 `뉴딜 정책'은 대공황으로 극도의 침체 상태에 빠진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개혁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뉴딜을 거대 토목 사업과 동일시하는 것은 엄청난 오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왕 돈을 푸는 김에 꼭 필요하지만 종전에는 돈이 없어 하지 못했던 사업들에 착수하는 것이 순리인데 정부는 토목 공사에 대한 집착으로 판단력이 마비됐다"며 "이미 부처별로 여러 번 나왔던 정책들을 적당히 짜깁기한 녹색 뉴딜이 경제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녹색 뉴딜'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오히려 더 불안한 상황으로 몰고 갈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경제가 언제 회복될지 도대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4년이라는 기간이라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경기가 일단 회복된 상황에서 토목 공사에 쏟아 붓는 돈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되고 마는데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당장 먹기에는 곶감이 달다고 정부 돈 풀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열중하다 보면 경제의 안정기조가 매우 위태롭게 흔들릴 수 있다"며 "토목공사로 경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케케묵은 사고방식을 과감하게 벗어던지지 못하는 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 정부에 발상의 전환을 촉구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