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마속' 하나금융 김승유 속타는 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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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중 부회장 키코손실 책임안고 '사퇴'

[서울파이낸스 안보람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에 따른 은행권 경영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시작됐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최근 조직개편 단행과 동시에 큰 폭의 경영진 물갈이를 단행한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은 7명의 부사장 중 3명이 교체됐고, 하나은행의 경우 부행장 1명, 부행장보 1명, 본부장 5명을 줄이는 파격적 인사를 실시했다. 

부사장 3명이 교체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지만 하나금융지주 사실상 2인자로 김승유회장의 그림자역할을 해왔던 윤교중 부회장의 퇴진이 하나금융지주 인사의 키포인트가 되고 있다.

윤교중 부회장은 1970년대 한국투자 금융시절부터 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에 이르기까지 김승유 회장과 동고동락을 해온분신같은 존재.  하나금융지주 안팎에서는 윤부회장의 사퇴가  '의외'라는 반응이다.

파격인사의 표면적인 이유는 키코손실이 꼽힌다.  하나금융은 실무자 차원에서 키코사태의 책임을 물었던 9월의 인사와 달리, 이번 인사는 시장의 신뢰를 쌓고 책임영업을 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것.

때문에 기업금융사업부문 총괄했던 윤부회장의 사퇴는 김승유회장이 태산엘시디로 인한 손실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초 키코사태에 대해 하나은행 김정태 행장에 대한 책임론도 있었지만 한급수 높은 윤 부회장의 하차를 선택함으로써 김승 유회장의 비장한 결단이 담겨 있다는 해석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영진 문책은 지난해부터 감지되어 왔다.  김승유 회장도 회의때마다 리스크 관리 실패를 자인하며 "리스크 시스템은 물론 사람들도 모두 바꿔야 한다"는 방침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이번 인사가 김 회장의 평소 소신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승유 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부각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8월 이례적으로 기업설명회(IR)에 모습을 보여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총자산이익률(ROA) 1%는 넘겨야 한다는 내부기준을 세웠는데, 달성된 게 별로 없고 무수익여신(NPL)비율 등도 과거보다 떨어져 비상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선언했지만 하나은행은 8년만에 분기적자를 기록하는 등 난관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노조도 "지난 9월 이래로 경영진에 책임경영을 요구해 왔고, 이번에 기업BU 윤 회장의 퇴진은 그런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지적한 대목은 하나금융의 실적부진에 대한 최고 경영진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도 없지 않았다. 

다만 김승유 회장의 책임론은 덜 성숙된 측면도 있다. 일각에서는"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김회장 스스로가 물러나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일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승유 회장 역시 "43년 동안의 금융인생을 이렇게 마무리지을수 없다"며 "유동성 위기설로 몸살을 앓았던 하나은행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시키겠다"고 강력한 명예회복의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한편, 이에 앞서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부행장 중 절반이상을 물갈이 하는 대대적 인사를 단행했으며, 내년 3월 이인호 신한지주 사장과 신상훈 신한은행장 등 그룹 고위 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지주 역시 대폭적인 인적쇄신이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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