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의 중고차 시장 생존전략
불황기의 중고차 시장 생존전략
  • 보험개발원 상무 최상태
  • stchoi@kidi.or.kr
  • 승인 2008.12.2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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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이력조회로 중고차의 신뢰회복

▲ 보험개발원 상무 최상태
우리나라의 중고차시장은 ‘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2007년말 기준 국내 중고차 거래는 약 186만대 규모로 신차거래의 1.6배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혹독했던 IMF 금융지원 시기에도 4.7% 감소에 그쳤던 중고차시장이 금년도에는 심각한 침체에 빠지고 있다.

상반기에는 기록적인 고유가로 매매가 감소(중고차의 매매는 5월 6.4%, 6월 4.9%가 전월대비 감소)하더니 하반기에는 유가하락에도 불구하고 거래량 감소추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국내의 실물경제로 옮겨져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특히 비교적 고가의 내구재에 속하는 자동차는 이런 영향을 가장 먼저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가 본격화 된 11월의 경우 소비심리악화, 자동차 할부금융 경색 등으로 전월대비 신차판매는 28%, 중고차거래는 17%가 감소하였으며 중소형차 위주의 거래로 매출액감소폭은 더욱 가파르다. 

그러나 경기불황의 여파가 모든 차량과 업체에 같은 강도로 나타나지는 않는다. 고유가로 인해 배기량이 큰 대형세단, RV 차량이 급속한 판매감소를 보인 반면 생계형 화물차량이나 경차의 경우 LPG 허용, 유류세 환급(ℓ당 300원) 등의 활성화 정책으로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불황으로 움츠려든 소비심리 속에서도 지명도 및 신뢰도가 높은 일부업체는 매출감소폭이 작은 반면 대부분의 중고차업체의 감소세는 매우 큰 폭(30%~40%)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실물확인이 어려운 중고차의 거래특성(정보의 비대칭) 때문에  발생가능한 허위매물, 사고차량의 둔갑, 성능점검의 소홀 등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신뢰도가 낮은 매매업체를 통한 중고차매입을 주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점은 과거 오프라인에서 주로 이뤄지던 중고차 매매가 온라인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며 더욱 절실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차 사이트의 허위ㆍ미끼 매물, 옵션, 주행거리, 사고유무 등 중고차 가격과 관련된 정보를 조작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으나 소비자 피해를 막을 안전장치는 미흡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시장의 전체 매물 중 10%~30% 가량을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허위매물로 추정한다.

또한 거래 투명성확보를 위해 보험개발원이 운영하는 중고차사고이력정보서비스(www.carhistory.or.kr)를 이용한 차량 중 약 63%(93만4122대중  59만1690대)가 1건 이상의 보험사고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무사고차량보다 사고차량이 더 많은 중고차시장에서 허위매물, 사고정보누락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사고이력확인 등 차량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한 시스템이 소비자신뢰의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인식한 중고차매매업체의 경우 중고차사고이력정보서비스를 이용하여 허위매물을 차단하고 매물차량의 사고여부를 소비자에게 공개하여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동 정보서비스는 1996년 이후에 손해보험사에 의해 보상 처리된 약 3400만 건의 차량수리비 지급기록을 한눈에 확인 해 볼 수 있으며, 보험수리기록 이외에도 침수사고여부, 렌트카 및 영업용 사용이력, 차량번호 변경이력, 소유자 변경이력 등의 정보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일부 중고차 매매업체는 비용상승을 이유로 성능점검이나 사고이력조회 등을 기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중고차매매업체가 시장에서 외면당하지 않고 불황기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고 보여진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기업은 불황기에도 생존이 가능하며 반드시 돌아오는 호경기에 그 과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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