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사표 번지나..과천 관가 '뒤숭숭'
일괄사표 번지나..과천 관가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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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 국세청에 이어 농림수산식품부도 1급 간부들이 전원 사표를 낸 것으로 19일 알려지면서 과천 정부 청사 고위 공무원들이 충격에 빠졌다.

전날까지만 해도 "일부 부처에 국한된 일"이라거나 "부처 특성상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겠지.." 정도의 반응을 보이던 주요 부처 간부들은 농식품부의 일괄사표 소식이 전해지자 크게 놀란 모습이다.

기획재정부의 한 고위간부는 "우린 그런 거 없다"면서도 "마음이 매우 무거운 연말이 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이 이 같은 타부처 일괄사표 흐름과 관련 '재정부는 사표 안받는다'는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는 점도 간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강 장관은 지난 18일 여직원들이 마련한 불우이웃돕기 행사에서 "재정부 간부들도 긴장해야 하는거냐? 안심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기자들이 묻자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라며 직답을 회피했다.

기자들이 '명확히 해야할 사안'이라며 재차 묻자 "(사표 받는다 안받는다) 그런 말은 안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화제를 돌렸다.

재정부의 한 간부는 이 같은 장관의 답변에 대해 "간단치 않은 문제라서 뭐라 말하긴 힘들다"면서도 "과천 분위기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긴장했다.

일부에서는 부처에 따라 선별적으로 사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과천 모 부처 공무원은 "과거에 선별적으로 사표를 받은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면서 "일괄로 받아서 선별 수리하든, 선별적으로 받든 결과가 같긴 하지만 요즘 분위기에 일단 사표를 낸뒤 회생하는 1급들이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직원들도 예기치 못한 고위직들의 일괄 사표 제출에 충격을 받아 뒤숭숭한 분위기다. 한 직원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의외의 일이 터져 당황스럽다"며 "다들 일을 손에 잡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1급들의 일괄 사표 제출과 앞으로 이어질 후속 인사 폭풍에 대한 얘기를 주고 받았다. 농식품부 직원들은 특히 이미 국장 자리 세 개가 비어있어 연말연초 인사 때 상당 폭의 인사 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이 직원은 "가뜩이나 인사 폭이 클 것이란 예상이 많았는데 1급들이 제출한 사표가 수리된다면 인사 태풍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1급 간부의 인사요인이 있어 다른 부처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급 4명 가운데 김용환 상임위원이 최근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옮겼기 때문에 조만간 후임 인사를 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시장 안정대책 추진과 대통령 업무보고 등으로 다들 정신이 없어 아직까지 일괄 사표의 움직임은 없다"며 "다만 1급 인사 요인이 있어 후임 인사가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1급들의 일괄 사표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1급 4명 가운데 최근 퇴직한 상임위원의 후임 인사는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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