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인수와 관련, 하나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은행측은 공시까지 동원,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으나 금융권에서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채권단이 LG카드 투자참여 요청서를 발송한 기관은 하나, 우리, 신한, 조흥, 기업, 국민, 산업, 농협 등 8개 기관이다. 이 중 인수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는 하나, 우리, 산업은행이 꼽히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하나, 산업은행의 인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카드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카드, 증권 모두 하나은행이 인수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업계 4위 은행으로 두드러진 경쟁력이 없는 데다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어 하나은행으로서는 이번이 절대 놓칠 수도, 놓쳐서도 안되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어떤 형태의 컨소시엄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인수 방식으로는 자사주 매각 형태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의 보유 자사주 평가액은 약 7천억원 정도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가격이 맞지 않아 인수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수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하나은행의 반응을 통상적인 대응으로 보고 막판 딜을 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에는 우리은행이 대우증권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등 빅딜을 주도할 만한 강력한 CEO가 없다는 점, 산업은행은 인수 여건 미조성시 파킹 역할을 담당하는 마지노선이란 점이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다른 시중은행들이 하나은행의 급격한 성장을 우려, LG카드 인수를 견제하고 있고 LG카드 직원들 또한 산업은행이 인수해 줄 것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어 이는 하나은행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시까지 동원한 하나은행의 인수 전면 부인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이에 LG카드 인수전에 뛰어든 하나, 우리, 산업 등 시중은행들은 18일 있을 삼정회계법인의 LG카드 자산 실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 실사 결과를 토대로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입찰 참여 의사가 있는 은행들의 자체 실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일단 금융권 전문가들은 실사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