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LG카드 인수 눈치보기 치열
은행권, LG카드 인수 눈치보기 치열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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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행 의중파악에 주력… 업계 판도 변화 불가피
우리은행이 기필코 연내에는 LG카드 매각을 완료하겠다며 1조원이라는 인수가격과 인수조건까지 내걸고 원매자 찾기에 나섰지만 우선 대상자인 각 채권은행들은 실적악화로 여력이 없다며 인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쟁은행이 LG카드, 증권을 인수할 경우 업계 전체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물밑에서는 타행의 속내파악에 전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향후 금융계의 주도권이 국민, 우리, 하나, 신한 4개 대형은행 중 먼저 카드 정상화를 통해 은행-카드간 시너지 창출에 성공하는 은행에 넘어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전망인 만큼 1천500만명에 가까운 카드고객을 보유하고 있는 LG카드의 인수은행이 정상화에 성공할 경우 업계 전체의 판도가 뒤집힐 수도 있다는 것.

이에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우리, 하나 등은 물론 한발 뒤로 물러서 있는 채권은행들조차 경쟁은행의 의중파악은 물론 인수 후 시장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LG카드, 증권 인수은행은 카드 1위, 증권 2위 금융사를 동시에 갖게 된다”며 “우리,신한, 하나 중 어느곳이든 인수 후 카드 정상화에만 성공하면 업계 수위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채권은행들이 LG카드 인수에 난색을 나타내는 가장 큰 이유는 인수대금 부담보다는 장기적인 시장전망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카드는 9월말 연체율 10.65%에 총 연체금액 2조7천967억원을 기록했으나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10월 이후 연체율이 급상승해 11월말에는 연체율 11.40%, 금액은 2조8천49억원을 나타냈다.

이처럼 연체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LG카드 인수에 나섰다가 시장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밑빠진 독에 물 붇기’식으로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것.

또 현재 정규직 2775명 비정규직 5000여명 수준인 현재 인력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이로 인한 노조와의 마찰 가능성 또한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9월말 현재 총자산 15조8천79억원, 총여신 26조2천652억원, 회원수 1천462만3천명에 달하는 방대한 고객 기반은 상대적으로 카드사업 기반이 취악한 몇몇 은행으로써는 리스크 부담을 무릅쓸만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금융계에서는 인수 후보들이 최후까지 타행 입장파악과 인수조건 조율에 주력하다 후보군중 한곳이 수면위로 부상할 경우 본격적인 인수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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