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체제'…경영권 안정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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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경영권 공격에 대한 '강수'
선임 첫날부터 '잡음'흘러나와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현대증권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현 회장을 선임함으로써 시장에 나도는 매각설을 불식시키고 그룹 내 경영권을 더욱더 공고히 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그동안 현대증권은 극심한 노사 갈등으로 끊임없이 임원진 자격논란과 매각설에 휘말리며  몸살을 앓아왔다. 즉, 현 회장 선임은 노조와의 마찰을 전면으로 차단키 위한 '강수'인 것이다. 그러나 노조와 현 회장은 선임 첫날부터 계열사 지원방안과 관련해 첨예한 의견 대립을 이루는 등 불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노사관계가 더욱더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원 VS 노조 '팽팽'
16일 현대증권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현정은 회장을 비상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현대증권 관계자는 "그룹의 금융부문 강화, 책임경영 구현을 통해 현대증권을 최고의 투자금융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현 회장과 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증권은 그룹 내 유일 증권사로 협력 업체들의 자금조달 창구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런데 지난 2월과 5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차가 잇달아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이미 법인 영업에서 일정 영역을 침범 받고 있는 상태다. 증시 침체와 맞물리면서 현대증권이 받은 타격은 심각했다. 상반기 현대증권의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 감소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73억원 대비 75%나 줄었다. 업계 6위권의 증권사 상반기 평균 매출액과 영업익 감소폭이 각각 5%, 64%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업종이 다르기는 하지만 같은 기간 현대상선의 매출액이 50% 가까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자체적인 실적 악화는 물론 그룹에서 차지하는 위상 또한 크게 축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경영진의 비전 제시와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미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경영진의 경영전략이 부재해 실적이 더욱더 악화 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현 회장 선임은 노조 측이 위협하고 있는 경영권을 사수하고 그들과의 잡음을 애초에 차단하겠다는 그룹의 '강수'란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현 회장의 최 측근인 김중웅 사장이 아무런 증권업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김지완 사장 위로 오면서 '옥상옥'논란이 있었다"라며 "이때부터 현 회장이 현대증권을 자신의 영역권 안에 끌어오기 위한 움직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분간 진통 지속 될 듯
노조 측과 현 회장은 선임 첫날부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현 회장은 1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대아산 인수에 필요한 2500억원의 자금을 계열사 지원방안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000억 가량의 자금을 현대증권에서 지원할 것이란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민경윤 노조위원장은 "현대건설 부도 당시에도 그룹 지시로 현대증권이 부도 3일전에 부동산을 사주고 채권을 매입했다 손실 처리했던 적이 있다"며 "현재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해 놓은 5000억원 중에서 1000억원을 현대아산에 쏟아 붓겠다는 것은 최근과 같이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말도 안되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사측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대응하고 있다. 최경수 사장은 "증권거래법 등 관련 법령상 계열사 간 우회지원도 할 수 없게 돼 있다"면서 "현재까지 지원요구가 있지도 않았지만 실제 그렇더라도 법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조와 현 회장과의 대립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노조는 현 회장이 2005년 9월부터 월 3000만원에 해당하는 고문료를 받아온 것은 부당하다며 현대증권 이사들을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또, 12월에는 현대상선 주가급등 과정에서 시세조종 및 내부자 거래로 현 회장과 그 측근이 10억원대의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 회장과 그의 측근을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 회장이 노조를 만족할 만한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 한 노조는 지배구조 개선과 계열사 편법 지원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할 것으로 보여 한동안은 잡음이 계속 흘러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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