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상가에는 6개 증권사가 입점했다. 단일 건물에 이렇게 많은 증권사가 입점한 건 강남 파이낸스센터 이후 두번째다. 대규모 금융센터가 아닌 상가 건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에서 고객 유치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농담반 진담반 '반포금융지구'라는 수식어까지 붙었다. 이에 각 사별 영업 포인트를 짚어보기로 했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자산 관리의 명가로 꼽히는 삼성증권은 조완제 반포WM지점장을 필두로 원베일리에서 슈퍼리치의 투자 전략을 내세우며 고객 투자를 이끌고 있다. 삼성증권 반포WM지점은 연초 대비 운용자산이 약 20% 증가했다.
14일 본지와 만난 조완제 지점장은 "반포 원베일리 상가의 금융기관 활성화로 인한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투자를 위해 방문한 고객들이 5층부터 차례차례 상담을 받으며 내려오니, 고객 입장에서도 다양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라며 "여러 증권사를 둘러본 고객들이 결국 삼성증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지점장은 삼성타운금융센터법인지점 지점장, 삼성동WM지점 지점장, 파르나스WM지점 지점장, SNI 파르나스금융센터 지점장 등을 역임해 WM부문에서 베테랑으로 통한다.
그는 "자산관리 명가인 삼성증권은 초고액 자산가 고객층이 많고,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서 "세무와 컨설팅 등 부수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솔루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구전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입주민들이 금융기관을 새롭게 선택하는 시점이 된다"며 "래미안 퍼스티지는 아파트 평수가 넓어 부유층이 많이 분포돼 있는데다, 인근에서 재건축이 진행되는 등 서초구의 금융 관련 중심지가 반포 원베일리로 이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포WM지점은 총 1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평균 8~9명의 직원이 있는 타 지점보다 더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포WM지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 지점장이 추천하는 상품은 '저쿠폰 국채'다. 저쿠폰 국채는 낮은 이자율로 이자 소득세 부담이 적고, 만기 시 액면가로 수익을 얻는 안정적인 투자 상품이다.
그는 "이 지역의 경우 절세 효과가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품을 많이 제안드리는 편"이라며 "금리가 많이 떨어졌고 쿠폰이 낮아 세금 부담이 없기 때문에 최근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지난 9월말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인하했다. 이 때문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초 4.9240%에서 지난달 3%대 중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채권금리는 채권에 대한 할인률이기 때문에 낮아질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이와 함께 단지 바로 옆에 외국인학교가 있다는 점과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지역적 특성에 맞춰 해외 자산에 대한 세무 상담 등도 해결해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지점장은 타 지역과 다른 점으로 부동산 자산에 대한 편중이 크지 않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스타트업에서 출발해 기업을 키운 3040세대 오너들이 엑시트(자금회수)한 경우가 많다"며 "성공 경험이 제조업이 아닌 비즈니스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남의 말 듣고 산 건물은 오히려 골칫거리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유층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여부에 대한 관심도 크다는 점도 슬쩍 언급했다.
아울러 조 지점장은 최근 국내 증시가 좋지 않음에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현재 반도체, 2차전지, 조선 등 전방산업이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반도체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며, 2차전지는 이미 바닥을 쳤고, 조선과 방산은 여전히 괜찮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