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의무 강화되면서 화석연료 대체할 재생에너지 주목···"그룹 수소밸류체인 투자"
자동차, 항공, 조선, 방산 등 국가 기간산업을 이끌고 있는 재계 리더들이 지속 성장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파이낸스는 창간 22주년을 맞아 이들 리더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 중인 미래 전략에 대해 5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K방산 부흥을 주도하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최근 한화그룹 미래 신사업과 신규 투자처 발굴을 책임지는 한화임팩트 투자 부문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이로써 김 부회장은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 부문 대표이사를 포함, 네 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하면서 미래 혁신 기술 등 전략 사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 시장 공략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화임팩트는 1988년 설립된 삼성종합화학이 전신으로, 석유화학 사업이 본업이다. 2015년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한화에 인수, 한화종합화학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21년 한화임팩트로 또 한 번 사명을 바꿨다. 석유화학 사업을 넘어 수소, 바이오 등 미래 사업을 육성하는 투자사로 변신을 꾀하면서다. 사명도 효과적인 투자를 지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그간 방산 등 그룹의 성장 동력을 성공적으로 끌어온 만큼 에너지 분야에서도 공격적 투자 및 인수합병 등을 통해 한층 더 구체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
김 부회장이 역량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 분야는 수소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의무가 강화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분야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두드러지고, 또 미래 해양 모빌리티 동력원으로 각광받아서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수소에너지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한화그룹 수소밸류체인 중심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기준 수소를 포함한 혁신 사업 비중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5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한화임팩트는 일찌감치 수소를 주목했다. 2022년 미국 자회사인 '한화H2에너지 USA'를 통해 수소 혼소 개조 기술과 가스 터빈 수명·성능 향상 기술을 보유한 미국 PSM, 네덜란드 토마센 에너지를 인수했다. 같은 해에는 고려아연에도 4700억원을 투자하고, 호주 내 수소 생산·저장·운반·판매 등 수소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작년 6월 충남 서산 대산 사업장에서 80메가와트(MW)급 중대형 가스터빈 혼소율 59.5% 수소 혼소 발전 실증에 나섰고, 같은 해 12월에는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올려 80MW 중대형 가스터빈을 100% 수소 연료만으로 가동하는 수소 전소 실증에 성공하는 쾌거를 올렸다. 탄소 배출 없는 100% 수소 전소 기술은 기존 발전 설비 내 노후화된 터빈의 수명을 늘린다는 점에서 환경적·경제적 이점으로 통한다. 특히 수명 연한이 도래, 좌초자산화 위기에 놓인 LNG 가스터빈에 적용하면 부품 수명을 20년 이상 연장해 궁극적으로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한화임팩트 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이 생산한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재생에너지와 케미칼 부문 수전해 기술을 연계해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를 대량 생산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산업용 압축기를 만들던 기술력을 토대로 수소압축기, 고압용기, 냉각장치로 구성된 수소충전시스템 공급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임팩트도 그룹의 수소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싣고자 수소 전소 기술 등 수소를 활용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확장은 김 부회장 체제 아래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