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KT스카이라이프가 오는 21일 개막하는 '2024 서울 홈리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한 스포츠 중계 시장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공세와 모바일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 개편으로 유료방송 시장 위기가 고조되자 미래 먹거리 선점에 나선 것이다.
스카이라이프는 19일 서울 마포구 상암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7월 홈리스월드컵 독점 중계사인 AI 중계 솔루션 전문 기업 '호각'에 68억원을 투자하고 AI 스포츠 중계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AI 스포츠 중계 플랫폼은 지자체 및 학교 등의 체육관에 무인 카메라를 설치해 아마추어 경기를 촬영하고 자동으로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호각은 이달 21일부터 8일간 FIFA(국제축구연맹)가 공식 후원하는 '2024 서울 홈리스월드컵'의 단독 중계를 맡고 이러한 AI 스포츠 중계를 호각 자체 앱과 FIFA+,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홈리스월드컵은 축구를 통해 주거권 사각지대에 놓은 사람들을 돕고 자립을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 문화축제로,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주거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2003년 시작됐다.
호각은 이스라엘 픽셀롯(Pixellot)의 AI 카메라 시스템을 활용해 스포츠 중계를 한다. 호각은 경기장 내 설치된 AI 카메라로 공이나 선수 등을 실시간으로 트랙킹해 경기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자동 편집해 중계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예산이 한정적인 아마추어 스포츠와 비인기 종목 중계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AI 기반 스포츠 중계 시스템은 기존 전통적인 중계 방식에 비해 획기적인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스카이라이프와 2019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AI 카메라 이용 시 기존 스포츠 중계 제작비용 대비 90% 절감시킬 수 있다. 또 WFS(세계 축구 서밋)의 2022년 발표 자료는 AI 기술 활용으로 비디오 콘텐츠 생산량이 증가하고 제작 비용도 80% 절감할 것이라 예측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이번 AI 스포츠 중계 플랫폼 사업을 통해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세계 츠포츠 AI 시장의 규모는 지난 2022년 기준 22억 달러에 달하고,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29.7% 성장해 약 297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AI 기반 스포츠 중계 기술은 이러한 시장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기존 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수요는 있으나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스카이라이프의 AI 솔루션을 이용한 스포츠 중계 사업이 그 첫 번째 시도"라고 말했다.
한편 호각은 스포츠 중계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현재 대한축구협회 K4 리그, 대한배구협회, 대한핸드볼협회 등과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 기관과의 중계권 계약 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학교 체육시설, 스포츠 아카데미와 같은 민간 체육시설에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스카이라이프와 호각의 AI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스포츠 중계 방식이 성장하고 있는 국내 아마추어 스포츠 시장에 더욱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AI 방송 플랫폼'으로 진화해 미디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