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위기극복 '골몰'···유통·식품 총수들, 추석연휴도 경영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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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글로벌 매출 1조원 브랜드로 빼빼로 낙점
신세계, 경영 전략 수익성 강화 초점 맞춰
CJ그룹, 대외 불확실성 커져·초격차 역량 몰두
현대百 부산에 신개념 리테일 '커넥트현대' 선봬
신동빈 롯데회장(오른쪽 두번째)이 벨기에 신트니클라스 소재의 길리안 생산 공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롯데그룹)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식품 분야 대기업 총수들이 올해 내수 경기 부진에 고전하며 올해 추석 연휴기간 하반기 경영 구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고물가·고금리 등의 여파로 내수 산업이 침체하면서 주요 계열사의 경영 환경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 강화 방안과 신성장 동력 발굴을 포함한 여러 현안을 두루 살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연휴 중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그동안 연초와 명절 등 매년 두세차례 어김 없이 신 명예회장의 선영을 찾았다. 올해 추석에도 이런 관례를 지켜 신 명예회장에 대한 참배로 추석 연휴를 시작할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신 회장의 최근 화두는 한일 롯데를 결합한 '원팀' 구상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3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신 회장은 원롯데의 첫 번째 협력 전략 상품인 빼빼로를 매출 1조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일 롯데는 오는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다. 빼빼로의 매출 1조원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는 베트남·인도 등 기존 진출 국가에서의 시장 확대, 잠재력 높은 신규 진출 국가 개척, 공동 소싱 및 마케팅 활동 지원 등을 검토했다.

빼빼로를 포함해 한·일 롯데의 대표 브랜드 상품을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중장기 협력 방안도 논의됐다. △해외 시장 공동 마케팅 △해외 유통망 효율화 △신제품 관련 양국 교차 지원활동을 중심으로 청사진을 그렸다. 구체적으로는 해외에서 한국 상품, 일본 상품이 아닌 롯데 상품이라는 브랜드 중심으로 고객과 소통하기로 협의했다. 또한 양사 대표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면밀히 분석한 후 글로벌 유통망을 효율화할 계획이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신 회장이 추석 연휴 경영 전략을 구상하면서 한일 롯데의 글로벌 유통망을 효율화하는 등 '원롯데'로서 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왼쪽), 이재현 CJ 회장 (사진=각 사)

'범삼성가'인 신세계와 CJ그룹도 내수 경기 침체를 돌파할 경영 구상을 구상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추석연휴 별다른 일정 없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그룹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8∼9시에 퇴근하는 일과를 유지중이다. 평소 즐기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과 골프도 끊었다.

정 회장의 하반기 경영 전략 역시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 회장은 연내 이마트를 비롯한 핵심 계열사의 실적 반등의 계기(모멘텀)를 찾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이나 11월 초께로 예상되는 그룹 정기 임원 인사도 현안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이래 처음 단행되는 인사로 정 회장 체제의 조직을 정비하고 쇄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추석 연휴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미래 경영 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구성원들에게 그룹 성장이 정체됐다며 위기의식을 가져달라고 강조해왔다. 초격차 역량 확보를 위한 '온리원'(ONLYONE) 정신을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특별한 일정 없이 조용하게 추석 연휴를 보내며 하반기 경영 전략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주력 업종인 백화점의 매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데다 면세점과 지누스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마저 악화하면서 미래 성장의 방향성에 대한 고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백화점은 최근 부산광역시에 새로운 리테일 공간 커넥트현대(CONNECT HYUNDAI)를 선보였다. 커넥트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하며, 현대백화점이 새롭게 제시하는 지역 특화 도심형 복합쇼핑몰이다. 백화점의 프리미엄과 아울렛의 가성비,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 등 다양한 업태의 강점이 결합된 복합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한편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19∼22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함께할 경제사절단에 신 회장과 정 회장을 비롯한 유통 대기업 총수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경제사절단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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