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2] "신약이 효자"···제약업계, 연구개발비 투자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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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 1위 대웅제약
AI 기술 사용 시 개발 기간과 비용 감축
잘 만든 신약 하나에 영업이익 상승···연구개발비 투자하는 제약사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올해 상반기 제약업계의 매출 희비를 엇갈리게 했던 요소는 신약 개발 비중이었다. 고금리와 경제 불확실성 가운데에서도 미래를 대비한 신약 개발을 한 곳은 영업이익이 단기적으로 보면 하락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제약업계는 신제약사들은 신약을 개발하거나 신약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표적인 국산 신약인 30호 HK이노엔 '케이캡'의 매출 상승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4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4% 증가했고, 15호 보령 '카나브패밀리'의 호실적으로 상반기 영업이익이 36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1% 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데이터북 자료를 보면 현재까지 나온 국산 신약은 1호 신약인 에스케이케미칼 '선플라주'부터 37호 신약인 온코닉테라퓨릭스 '자큐보정'까지 총 37개이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187억원이었다. 대웅제약은 국산 신약 34호 펙수클루, 36호 엔블로를 보유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국내 출시 2년 차에 위식도역류질환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5월 기준 누적 매출 1020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펙수클루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연구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펙수클루는 한국과 필리핀, 멕시코, 칠레, 에콰도르에 출시됐으며 품목허가신청을 완료한 곳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13개국이다.

엔블로는 대웅제약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SGLT-2 억제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이다. 엔블로는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누적 원외처방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대웅제약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에 엔블로의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2025년까지 15개국, 2030년까지 50개국에 엔블로를 진출시킬 계획이다.

상반기 연구개발비 2위는 1048억원의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국산 신약 31호인 렉라자를 보유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와의 병용 요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을 받으며 기술 수출한 렉라자에 대한 기술료 804억원을 수령할 예정이다. 이후 렉라자 판매에 따른 로열티는 별도로 수령한다. 얀센이 설정한 렉라자의 미국 시장 매출 목표는 50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3위는 988억원의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국산 신약 33호 롤론티스를 보유 중이다. 앞서 신약으로 허가받았던 폐암 표적항암제인 27호 올리타는 2022년 보건복지부가 개정‧발령한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 금액표'에 따라 급여목록에서 삭제됐다.

롤론티스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한미약품이 2010년대 초반 첫 연구를 시작해 2012년 미국 스펙트럼 사에 기술이전했고 미국 등 글로벌에서 진행한 우수한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2022년 FDA 허가를 획득했다. 이 밖에 한미약품은 12개의 개량·복합신약 품목을 개발했다.

4위는 802억원의 동아에스티이다. 동아에스티는 국산 신약 24호 시벡스트로정, 25호 시벡스트로주를 보유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나브리바와 슈퍼항생제 시벡스트로의 미국 판매를 종료하고 더이상 시벡스트로의 마케팅 및 홍보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상반기 연구개발비 5위는 800억원의 GC녹십자가 차지했다. GC녹십자는 일차 면역결핍증 치료제 알리글로를 지난해 12월 FDA 승인을 받은 뒤 올 7월 미국에 출시했다. GC녹십자는 미국 내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익스프레스 스크립츠와 알리글로 처방집 등재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는데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어 신약 투자에 주춤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면서 개발 기간과 비용이 감축되기 시작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를 보면 신약 개발에 드는 시간은 평균 15년이며 약 1만여 개의 후보 물질 중 단 1개만이 성공한다. 처음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데는 평균 5년이 걸리며 이후 임상시험에 들어갈 후보 물질을 찾기까지 2년이 더 필요하다. 그 뒤로도 임상 1상, 2상, 3상을 거치는 데 약 6년이 소요된다. 이렇게 임상이 끝나도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FDA 승인을 받는 데 추가로 2년이 걸린다. 게다가 신약 개발 비용은 3조원 이상이 든다.

업계에서는 AI 기술을 도입하면 1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하루 만에 분석해 기본 10년이 넘는 신약 개발 기간을 3년으로 줄여주고 3조원에 달하는 개발 비용을 약 1조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줄어들어 더 많은 신약이 개발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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