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첫 노조위원장 여성후보 국민銀 목연중 과장
금융권 첫 노조위원장 여성후보 국민銀 목연중 과장
  • 김성호
  • 승인 2003.1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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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노조 위원장 보궐선거에 여성 후보가 등장해 화제다.
그 주인공은 前 국민노조에서 여성 부위원장을 맡았던 목연중 과장.

우리나라 은행 역사상 여성행장이 없었듯이 여성 노조위원장 또한 선을 보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여성 후보의 출현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이라는 평가다.
국민은행에서는 여성노조위원장 탄생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강성노조로 소문난 국내 노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해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왔기에 여성 위원장이 탄생하면 대외 이미지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는 것.

노동계와 여성계 또한 금융계 최초의 여성 노조 위원장 후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은행권에서 여성 노조위원장이 탄생할 경우 상대적으로 여성인력에 대한 편견과 보이지 않는 차별이 팽배해 있는 금융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목연중 과장은 “은행에서 대부분 여성인력들의 역할은 창구텔러와 같은 단순업무나 업무보조에 그치고 있다”며 “인력비중에 맞춰 여성인력의 고위직 진출 문호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간 노조가 경영진을 논리와 정책으로 설득하기보다는 보여주기식 투쟁에만 치중해온 경향이 있다”며 “기업과 노조가 상생을 추구하는 새로운 노조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구성되는 노조는 국민-주택의 통합노조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목연중 과장의 주장이다.
지금 국민은행은 舊 국민과 舊 주택의 두개 노조로 나눠져 매번 임단협마다 두개 노조와 은행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물론 조합원의 권익보호에도 걸림돌이 돼 왔다는 것.

목 과장은 “통합노조 출범을 위한 준비작업에 곧바로 착수해야 잔여임기가 만료되는 9월에는 통합노조를 구성할 수 있다”며 “제가 아닌 어느 누가 노조위원장이 되더라도 통합노조 구성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의 불신임으로 중도하차한 前 노조의 부위원장으로써 잔여임기를 채우기 위한 보궐선거에 나서는 부담은 없는지를 묻자 “깨끗이 물러나자는 주장을 펴다 전임 위원장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상태”라며 “갈등도 많았지만 소위 ‘노조꾼’들이 판치는 노조문화를 바꿔보고 싶었다”고 토로했다.

목 과장은 평범한 회사원임에도 “제대로 된 노조 한번 만들어보라며 아이들 뒷바라지를 떠맡아준 남편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낀다”며 “선거에 이기든 지든 새로운 노조문화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말을 남기고 직원들을 만나기 위해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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