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선박투자회사 '론칭'<의미와 전망>
아시아 최초 선박투자회사 '론칭'<의미와 전망>
  • 임상연
  • 승인 2003.12.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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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간접투자대상 폭 확대... 선박금융 활성화 기여
국내 해운산업 육성 일조... 동북아 물류 중심지化.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의 선박투자회사(SIC 선박펀드)가 비로소 뱃고동을 울린다. 국내 유일한 선박운용회사인 한국선박운용은 이달중 해양부에 SIC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며 은행 차입, 공사모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끝나는 내년 초에 본인가 및 선박건조 계약을 체결, 선박펀드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선박펀드는 해운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해운산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선박건조자금의 해외차입 의존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선박투자회사의 선박공급 확대로 해외용선을 국내용선으로 대체하는 등 국제수지 개선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업계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투자자 푼돈으로 유조선을 갖는다

선박투자회사제도란 일반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과 외부금융기관 등으로부터 차입한 자금으로 선박을 건조 또는 매입하여 그 선박을 해운선사에 대선함으로써 발생되는 대선료를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금융기법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일반화된 제도이지만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으로 이 제도를 도입했다. 즉 개인도 적은 돈을 투자해 유조선과 같은 거대한 선박의 주인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선박투자회사법에 의해 설립되는 선박투자회사(SIC)는 1사 1척만 소유할 수 있으며 전문기관인 선박운용회사에서 운용 관리한다. SIC는 존속기간이 5년 이상인 장기펀드이지만 해운선사와 조건부소유권이전대선계약 등 다양한 옵션을 체결하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매우 낮다. 또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기 때문에 환금성도 보장된다.

특히 내년 관련법 개정안이 제정되면 개인의 경우 3억이하 투자시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마저 주어져 수익률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에 업계전문가는 “선박펀드는 주식투자에 비해 안정적이며 채권투자에 비해서는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절충상품”이라며 “여타 간접투자상품보다 투자 리스크가 낮다는 점에서 연기금 및 개인 연금성 자금들의 투자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전문가들은 선박펀드의 출범으로 국내 자본시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선박금융 국내 해운업 경쟁력 강화

국내 해운산업은 지난 IMF 경제위기 이후 국가 신인도 하락과 국내 선박확보 금융제도 붕괴로 선박발주가 없어지면서 성장기반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지난 2001년 조양산성이 파산하는등 당시 중대형 선사들 사이에서는 자금압박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됐었다.

이에 따라 해양부는 지난 1999년 선박금융제도 발전대책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고 2001년 선박투자회사제도 추진 실무작업반을 구성, 1년여만인 2002년 5월 선박투자회사법을 제정했다. 국내 전체 무역외 수입의 약 40%를 차지하는 해운산업의 붕괴는 곧 국가 경제기반의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시 입법 과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연간 선박건조금액은 대체선을 포함하여 약 2조4천억에 달하지만 국내선박 부족으로 원유수송의 70% 정도를 외국선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라며 “이 같은 구조적 문제점들은 국제수지가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전쟁 등 위기시에도 무방비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해운산업은 선박확보에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자본집약형 산업이다. 일반적으로 선박확보시 타인자금이 80%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외 차입 의존도가 높다. 국내 해운선사의 부채 의존도가 800%를 넘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따라서 선진 선박금융제도인 선박펀드의 도입은 해운선사의 부채 의존도를 하락시켜 국제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해운산업의 국가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반도의 동북아 물류 중심지화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전문가들은 전망이다.

이에 업계전문가는 “싱가폴 네덜란드 등 물류중심국들은 모두 해운산업이 중추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금융기법이 선진화 되면 우리나라의 해운산업도 국가 경제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초 설립된 선박운용회사, 한국선박운용(KOMARF, 김연신 대표이사)은 자본금이 73억원으로 STX조선 대우조선해양 대한해운 한투증권 세양선박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으며 주요 인력모두 선박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된 것이 장점이다. 김연신 대표이사는 대우중공업 선박영업담당이사를 역임했고, 윤호 감사는 산업은행 이사를, 정동수 이사는환경부 차관을, 손홍락 이사는 한국선박공업사장을 각각 지낸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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