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제주항공, 인수합병 추진 예고
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 통합 속도↑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지분구조 변화와 인수합병 추진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호텔사업을 운영하는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경영권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에어프레미아 등을 상대로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도 통합 LCC를 꾸리게 되는 만큼 향후 LCC 업계 재편 향방에 이목 쏠리는 상황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는 지난 6월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을 통해 사모투자펀드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 14.9%를 사들였고, 이달 1일에도 JKL파트너스의 잔여 지분 전량 11.87%를 매입하며 총 지분율 26.77%를 확보했다. 이로써 최대주주 예림당 지분율 29.74%와의 격차는 2.97%로 좁혀졌다. 자연스레 최대주주 및 경영권 변동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증권가는 대명소노가 예림당 지분 전량을 매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항공업은 서준혁 소노인터내셔널 회장이 2011년 대명엔터프라이즈(現 대명소노시즌) 대표로 취임했을 때부터 눈여겨본 사업이고, 같은 해 티웨이항공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인수를 추진한 적도 있어서다.
배세호 IM증권 건설·운송 연구원은 "유럽 신규 노선 확보에 따른 기업 가치 증대 효과도 대명소노의 예림당 지분 전량 매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면서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으로부터 확보한 인천발 로마,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연평균 탑승률이 80% 중후반대에 이를만큼 수익성이 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로마를 시작으로 연내 파리,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할 예정이다.
제주항공의 LCC 인수합병 추진 여부도 관심사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최근 사내 메일을 통해 "사모펀드 보유 LCC 인수합병 기회가 왔을 때, 필요하다면 적극 대응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 대표가 언급한 사모펀드 보유 LCC는 에어프레미아(JC파트너스)가 유력하다.
내년 최대주주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 지분이 매물로 나와서다. 업계는 제주항공 경영진의 이같은 의사를 두고 변화하는 LCC 업계 판도에 대응하는 동시에 20여년 가까이 지켜온 국내 1위 LCC 지위를 지키기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기업결합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에도 속도가 붙고 있고,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노선을 받은 티웨이항공도 몸집을 불리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LCC 업계는 변곡점에 서 있다.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통합이 이루어지면, 연합 LCC와 전통적인 업계 1위 제주항공, 최근 대한항공의 유럽 노선 4개를 인수해 몸집을 키우고 있는 티웨이항공 간 경합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연내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남은 단계는 미국 경쟁심사당국의 최종 승인이다. 미국 법무부가 특별히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한 자동으로 승인된다. 업계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정도로 까다롭지는 않아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승인 절차는 늦어도 10월 중으로 확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