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車 디스플레이 비전 제시···대형 OLED 신기술도
XR·車·투명 등 미래 먹거리 경쟁···"시장 선점이 우선"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과거 TV와 PC 모니터, 스마트폰에 국한됐던 디스플레이 패널은 ICT 기술 발전과 함께 자동차, 시계 등으로 사용 영역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확장성'은 디스플레이 업계에 새로운 화두로 자리 잡았다.
14일 개막한 '2024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K-디스플레이 2024)'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확장성'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양대 기업인 삼성과 LG는 이번 전시에 후원사로 참여하며 최대 규모의 부스를 마련했다. 양사는 기존 TV, 게이밍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소개하면서 각 회사의 미래 사업에 대한 방향성도 제시했다.
◇ 삼성D, 다양한 중소형 디스플레이 폼팩터···엔터테이닝 요소 강화
삼성디스플레이의 부스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다양한 폼팩터를 갖춘 중소형 디스플레이들이다. 회사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확보한 만큼 이 분야의 신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는 국내외 여러 가전·디스플레이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플렉스'라는 브랜드명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의 차세대 폼팩터를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는 트리폴드(두번 접히는) 형태의 '플렉스 S'와 측면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플렉스 리플', 양방향으로 접히는 '플렉스 인앤아웃'.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을 모두 적용한 '플렉스 하이브리드' 등이 있다.
여기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원형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키와 스마트 헤드셋, 스마트 워치 클링밴드, 스마트 스피커 등의 제품도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기존 사각형 디스플레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적용될 수 있는 OLED 패널의 확장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확장현실(XR) 헤드셋에 적용할 수 있는 올레도스(OLEDoS) 디스플레이도 공개했다. 기존 공개된 RGB 방식 올레도스와 다른 화이트 방식(W-OLED) 올레도스로 1.3형 초소형 크기에 업계 최초로 1만2000 니트의 초고휘도 구현에 성공했다. 인치당 픽셀수는 4000ppi로 4K TV 한대의 해상도를 동전 크기 초소형 화면에 담았다.
이 밖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스 한켠에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AI 아트 스튜디오'와 '게이밍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디스플레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엔터테이닝적 활용도도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 LGD, 전장부품·OLED 신기술 공개···그룹 차원 역량 집중
LG디스플레이 부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낯선 형태의 자동차다. LG는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전자 계열사 전체가 나서서 전장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LG는 올해 들어 그룹과 전자 계열사 전체가 나서서 전장부품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하려는 듯 LG디스플레이에서는 전장부품이 가장 눈에 띄었다.
부스 내에 전시된 자동차에는 운전석과 뒷좌석에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전면 운전석과 조수석에는 현존 최대 크기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57인치 필러투필러LCD'는 자연스러운 곡면 화면으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뒷좌석에는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가 천장에 적용돼있다. 이 디스플레이는 천장에 화면이 말린 상태로 숨겨져 있다가 사용자가 원할 때 아래로 펼쳐져 차량 안에서도 대화면으로 영화 감상, 뉴스 시청, 화상회의 등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ATO(Advanced Thin OLED)'는 기존 유리 기판 OLED 대비 20% 얇은 두께로 날렵한 디자인, 초고화질, 합리적인 가격대를 동시에 구현한 제품이다. 대시보드를 가득 채우는 '초대형 필러투필러 LTPS LCD'는 필요에 따라 조수석 앞 화면이 운전석에서는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인 'SPM(Switchable Privacy Mode)'이 적용돼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랑용 디스플레이 외에 차세대 OLED 디스플레이 기술인 '메타 테크놀로지 2.0'과 'DFR(Dynamic Frequency&Resolution)', '벤더블' 등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메타 테크놀로지 2.0'은 휘도(화면 밝기)를 기존 대비 약 42% 향상시켜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최대 휘도 3000니트를 달성했다.
424억 개(77인치 기준) 초미세 렌즈 패턴 'MLA+'에 독자 개발 알고리즘 '메타 멀티 부스터', '디테일 인핸서'를 더해 실제 눈으로 보는 것처럼 풍부한 자연 그대로의 색과 밝기를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게이밍 모니터 전체 라인업을 선보이면서 '벤더블' 기능도 소개했다. '벤더블'은 최대 곡률 800R까지 화면을 원하는대로 접을 수 있어 게임 장르에 맞게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 삼성·LG, 전시영역 엇갈렸지만 미래 디스플레이 전분야서 경쟁
이번 전시에서는 삼성이 중소형 디스플레이, LG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러 선보이면서 전시영역이 엇갈렸다. 그러나 양사는 XR, 자동차, 투명 디스플레이 등 신사업 전반에서 경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XR 헤드셋에 적용되는 올레도스는 올해 7%대 점유율에서 2030년 2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위크'에서 밝기를 기존 대비 40% 높인 4K급 4000ppi의 초고해상도 VR용 올레도스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XR 헤드셋 비전 프로에 P-OLED 패널을 일부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이 애플의 주요 협력사로 자리 잡은 만큼 앞으로 애플의 XR 헤드셋에서 LG디스플레이의 역할도 커질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차량용 원형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원형 디스플레이는 사각형의 패널을 동그랗게 자르는 것이 아닌, 1100만개에 달하는 픽셀과 수만 개의 회로를 원형에 맞게 새로 디자인하고 새로운 부품도 개발해야 한다.
또 지난해에는 '플레이 넥스트 모빌리티(Play Next Mobility)' 홍보영상을 통해 모빌리티 디스플레이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해당 영상은 그해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XR 디스플레이 시장은 올해 19억3000만 달러에서 2030년 127억900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해 93억6000만 달러에서 2027년 126억3000만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