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권서현 기자] 패션·의류기업들은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이 의류 소비를 줄이면서 올해 2분기 주요 패션·의류기업이 부진한 실적을 내며 화장품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거나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등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2일 패션·의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130억원과 영업이익 520억원을 거뒀다. 이는 작년 동기보다 2.1%, 8.8% 각각 감소한 수치다.
한섬의 2분기 매출도 3417억원으로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41억원으로 29.5% 감소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매출은 3.9% 감소한 320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33억원으로 27.8% 감소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2분기 매출은 3266억원으로 1%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5.8% 감소했다.
MLB 등을 전개 중인 F&F도 2분기 매출이 3915억원으로 3.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918억원으로 16.6% 줄었다고 전했다.
의류업계 실적 부진은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인 영향이 크다고 업계는 강조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의복 등 준내구재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3.6% 감소했다. 이에 패션·의류업체들은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K-뷰티로 주목받는 화장품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코스메틱 부문 매출은 작년보다 9%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화장품 브랜드 어뮤즈를 713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럭셔리·프리미엄 위주의 코스메틱 사업 포트폴리오를 풀라인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어뮤즈는 '장원영 틴트'로 불리는 젤핏 틴트를 필두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8년까지 어뮤즈 매출을 2000억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섬 역시 지난 6일 최근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의 제조사인 한섬라이프앤의 지분 49%를 추가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한섬은 한섬라이프앤을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내수 시장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한섬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를 오픈한 데 이어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본점에 시스템의 팝업 스토어(임시매장)를 열었다.
코오롱FnC는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일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앞서 코오롱스포츠는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이토추를 파트너사로 지정해 유통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코오롱FnC의 또 다른 브랜드 아카이브 앱크는 태국 최대 유통기업인 센트럴백화점과 단독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F&F도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WBD(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 진출하기로 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연내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100개 매장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