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모니터링, 시장안정조치 등 추진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미국 시장의 평가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주말 이후 아시아 증시가 먼저 시작된 결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6일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전일 증시 폭락사태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며, "시장 참가자들은 지나친 불안심리 확산에 유의하면서, 차분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 부총리 외에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으며,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전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지수도 같은 기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특히 코스피 지수는 오후 2시 55분경 288.01포인트(10.76%) 내린 2333.18까지 후퇴하며, 2400선까지 무너졌다. 이는 증시 기록 후 역대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중 672.60선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장중 서킷브레이커(CB)가 발동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미국 증시 하락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락했던 지난 2020년 3월 19일 이후 약 4년 만이다. 동반 서킷브레이커는 역대 3번째다.
이 같은 증시 폭락에 대해 참석자들은 "지난 주 후반 미국 증시가 7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된 가운데, 주요 빅테크 기업 실적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 일본 은행의 금리인상 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중동지역 불안 재부각 등의 요소들이 중첩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아시아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거 급락 시에는 실물·주식·외환·채권 시장에 실질적인 충격이 동반됐던 반면, 이번 조정은 해외발 충격으로 주식시장에 한해 조정이 되는 등 과거와는 상이한 이례적 상황으로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환·자금시장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정부·한은이 대외 충격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해 충분한 정책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최 부총리는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미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관계기관이 가장 높은 경계감을 갖고 24시간 합동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조치들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참석자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외환·채권시장 선진화, 공급망 확충 등 우리 자본·외환시장의 체력 강화 및 대외 안전판 확충을 위한 과제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