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R의 공포···코스피, 역대 최대 하락·환율 18.8원 급등
미국發 R의 공포···코스피, 역대 최대 하락·환율 18.8원 급등
  • 이서영 신민호 기자
  • 2s0@seoulfn.com
  • 승인 2024.08.05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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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동반 서킷브레이커 약 4년만···역대 3번째
1달러당 141엔 강세···엔 캐리 청산·달러인덱스 절하 압력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p(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0%)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p(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0%)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신민호 기자] 미국발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 우려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가 하염없이 하락했다. 4년만에 코스피 코스닥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고, 코스피는 증시 기록 후 장중 역대 최대 낙폭을 보였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34.64p(8.77%) 내린 2441.550에 마감했다. 종가기준 올해 초인 1월18일 2440.04이후 7개월여만에 2440선까지 주저앉았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4.89p(2.42%) 내린 2611.30에 출발한 뒤 하락세를 보이다, 오후 2시55분 288.01p(10.76%) 내린 2333.18에 거래돼 2400선까지 무너졌다. 이는 증시 기록 후 역대 최대 낙폭이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88.05p(11.30%) 내린 691.28에 마감했다. 전장보다 13.76p(1.77%) 내린 765.57에 지수가 출발했지만 장중 700선도 지키지 못했다. 장중 106.73(13.70%) 내린 672.60까지 떨어지면서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장중 서킷브레이커(CB)가 발동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건 미국 증시 하락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급락했던 지난 2020년 3월19일 이후 약 4년 만이며, 동반 서킷브레이커는 역대 3번째다. 

국내 증시의 이같은 하락세는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노동부는 7월 미국 비농업 신규고용이 11만4000건이라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17만6000건)를 대폭 하회했다. 6월 고용 역시 하향 조정됐고, 7월 실업률은 4.3%로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고용 쇼크는 기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의 부진과 겹쳐 경기침체 우려를 높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침체 공포심리가 수급 악화로 이어지면서, 코스피도 시장을 파랗게 질리게 만들었다"며 "공포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현 상황이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현재 지수는 극도로 저평가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어, 심리 변화에 반작용 국면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이날 4451p(12.4%) 폭락하며 3만1458에 장을 마감, 사상 최대 낙폭을 경신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이 1조5283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은 2707억원을 매도했다. 개인은 1조6968억원을 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과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4622억64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상승한 업종이 없었다. 의료정밀(-11.85%), 기계(-11.10%), 화학(-10.67%), 철강금속(-10.13%), 섬유의복(-10.07%) 등이 두 자릿수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또한 전기전자(-9.57%), 운수장비(-9.32%), 제조업(-9.18%), 건설업(-8.91%) 등도 하락세가 컸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 상승한 종목은 없다. 삼성전자(-10.30%), 기아(-10.08%) 등 시가총액 10위권 내 종목들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였다. 또 HD한국조선해양(-14.88%), 한화오션(-13.48%), 포스코홀딩스(-11.48%), LG화학(-11.78%), 한미반도체(-11.09%), 삼성중공업(-11.06%), SK이노베이션(-11.03%), 포스코인터내셔널(-10.96%), HMM(-10.60%), 두산에너빌리티(-10.34%) 등 2차전지주, 반도체, 조선주 가릴 것 없이 크게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승종목이 불과 10곳 뿐이었다. 하락종목은 924곳, 변동없는 종목은 2곳이다.

코스닥 상위주 중에서도 하락 종목은 없었다. 국일제지만 보합을 기록했다. 하락 폭이 큰 종목은 보로노이(-24..29%), HPSP(-20.10%), 신성델타테크(-17.83%), 와이씨(-17.64%), 펩트론(-17.38%), 삼천당제약(-14.99%), 이오테크닉스(-14.70%), 레인보우로보틱스(-14.53%), 실리콘투(-13.79%), 셀트리온(-13.72%), 동진쎄미켐(-13.30%), 주성엔지니어링(-12.62%), 리가켐바이오(-12.20%), 위메이드(-12.29%), 에스티팜(-11.98%), 솔브레인(-11.53%) 등이다. 

이후 추가적인 하락세는 미국에서 이날 나올 ISM서비스업지수와 다음 주 나올 소매판매 등의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발표 후 잭슨홀 미팅 등 결과에 주목해야한다"며 "지난 주 ISM 지수가 큰 폭으로 급락했고, 해당 지수가 경제 활동과 경제 성장의 선행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 침체 우려를 높였지만 고용이 급격하게 위축될 가능성은 아직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외환 시장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74.8원으로 지난 3일 새벽 2시 종가(1356.00원)대비 18.8원이나 상승했다. 선물시장에서는 9월 기준금리 50bp 인하 가능성을 96.5% 가량 반영하고 있으며, 장단기 미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엔화의 절상 역시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달러당 148엔선을 웃돌았던 달러·엔 환율은 이날 141엔선까지 후퇴하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의 6개 바스켓 통화 중 13.6%를 차지한 엔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4pt선에서 현재 102.35pt까지 떨어졌다.

이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 속 금리인하 기대가 확대된 반면, 일본은 추가인상에 나서면서 미·일 금리차가 축소될 것이란 기대를 높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로 인해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규모로 청산됐고, 엔화 절상 및 달러 절하 압력을 높였다는 진단이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오늘 증시가 좋지 못했던 만큼, 위험통화인 원화 역시 약세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반응이 과한 측면이 있다"며 "실제 미국 경기둔화 우려 외에도, 엔화가 크게 절상되며 달러를 끌어내렸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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