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여전채 금리 하락에도···마냥 웃을 수 없는 카드업계
[초점] 여전채 금리 하락에도···마냥 웃을 수 없는 카드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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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채 금리 3.344%, 올해 초 대비 0.66%p 급락
비용 증가세 둔화에 카드사 순익, 25.5% 상승
차환·티메프 리스크는 우려요인···"영향 제한적"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들이 자금조달에 활용하는 여전채 금리가 3%대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카드사들의 숨통이 트였다. 다만 과거 저금리 기조에 발행한 채권들의 만기가 속속 돌아오는 데다,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인한 채권 시장의 수급불균형 우려까지 번지면서 카드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여전채(AA+, 3년물) 금리가 3.344%를 기록했다. 이는 4%를 웃돌았던 연초(1월 19일, 4.001%)와 비교해 0.6~0.7%포인트(p) 가량 떨어진 수치다.

특히 지난달 29일에는 3.332%까지 떨어지며, 지난 2022년 3월 31일(3.323%)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내 금리인하 전망이 가시화되면서, 여전채 금리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통상 카드사는 수신기능이 없어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회사채나 은행 차입 같은 외부차입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여전채 금리의 하락은 영업비용 감소로 연결된다.

이는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실적이 공개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9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했다. 해당 호실적의 배경엔 영업수익 증가세 외에도 이자비용의 공이 지대했다는 평가다. 실제 상위 3개사(신한·삼성·KB국민)의 상반기 이자비용은 일년새 12.6% 증가하는데 그쳤는데, 이는 29.1%나 증가한 지난해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여전채 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7월 한달간 발행된 카드채 규모는 3조3000억원으로, 전월(2조2000억원) 대비 48.6%나 급증됐다. 이뿐만 아니라 평균 표면이율도 3.503%로, 한달새 0.184%포인트(p)나 하락하는 등 조달여건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조달시장이 안정화됨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 카드사들의 입장이다. 과거 저금리 기조 당시 조달했던 채권들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서다.

2일 기준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카드채 규모는 13조2050억원이며, 해당 채권들의 평균 표면이율은 3.18%이다. 이를 7월 발행된 채권들의 표면이율(3.688%)로 차환한다고 가정하면, 단순계산으로 671억원이 늘어나게 된다. 특히 카드채 외에도 은행 차입 등의 조달창구를 고려하면 비용 상승폭은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한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사태 역시 변수다. 정부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로 인한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면서, 결제대행업체(PG)뿐만 아니라 카드사 역시 손실을 분담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카드채가 대거 발행될 경우 안정화돼 가던 여전채 시장을 자극할 것이란 우려다.

다만 티메프 사태로 여전채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은 현재까지 제한적이라는 게 금융권의 진단이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PG사에 집중된 결제 리스크가 카드사로 전이될 경우 여전채 투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며 "다만 집계된 피해규모가 카드사 펀더멘탈을 자극할 수준은 아니다. 티메프의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하면, 이번 사태가 단기간 크레딧 약세 전환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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