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카오②] 카카오톡의 성공, 독이 돼 돌아오다
[위기의 카카오②] 카카오톡의 성공, 독이 돼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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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확보 위한 확장···계열사 수 재계 2위
골목상권 침해 논란···계열사 정리 '지지부진'

우리나라 벤처 성공신화의 대표주자로 손꼽히던 카카오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 몰락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데이터센터의 화재로 서비스가 먹통이 되고,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낮은 주주환원으로 주주들의 불만을 샀고, 쪼개기 상장과 매각 시도에 노조의 반발을 샀다. 마치 '하인리히의 법칙'처럼, 큰 사고가 오기 전 찾아오는 몇 가지 작은 징후였을까? 그렇다면 총수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는 카카오에 찾아온 재난의 정점일까? 아니면 더 큰 재난의 징후일까? 그 해답은 과거에 있을 것이다. 이 글은 카카오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되짚어가며 재난의 징후를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골목상권 침해에 가장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회사는 카카오모빌리티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이후 카카오는 메신저 사업에서의 수익성을 바탕으로 사업 확장을 꾀했다. 그 결과 카카오는 128개의 계열사를 보유해 우리나라에서 계열사가 가장 많은 그룹사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SK그룹(219개)이다. 

카카오가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5년 이후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사업을 찾던 카카오는 대리운전과 배달, 간편결제 등 소상공인의 필수 서비스를 플랫폼화 하기 시작한다.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플랫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카카오의 사업확장에는 더 속도가 붙었다. 급기야 미용실과 네일숍, 영어교육 등 소상공인을 상대로 카카오 서비스가 진출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정치권에서도 우려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2021년 10월 국정감사에서는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21대)이 "시가총액 국내 3위 기업이 꽃배달, 영어교육, 실내골프연습장, 미용실, 대리운전 등을 한다. 좀 창피하지 않으냐"며 "돈벌이가 된다면 동네 미용실에 수수료 20%를 떼가는 게 맞느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국감장에 출석한 김범수 창업주는 "몇 년 전부터 문제를 인식해 계열사를 배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철수를 시작했다.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해 속도를 내겠다"고 답했다. 

카카오는 당시 국감 직전인 2021년 9월 혁신안을 발표하고 골목상권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카카오는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및 혁신 사업 중심으로 재편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기금 5년간 3000억원 조성 △케이큐브홀딩스 사회적 가치 창출 집중 등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범수 창업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로 당시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위반 혐의를 받은 바 있다. 금산분리는 대기업집단이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를 동시에 지배하는 걸 금지하는 것으로 산업의 위험이 금융으로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는 2016년 카카오뱅크를 설립하면서 금산분리 위반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으로 금산분리 논란에서 벗어났다. 금융업으로 신고된 케이큐브홀딩스도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과 함께 검찰에 고발했으나 올해 5월 무혐의 결론이 나왔다. 

김 창업주가 2021년 "골목상권 침해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 사업 정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국감 당시 138개였던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2022년 125개로 늘었으나 지난해 5월에는 147개로 늘었다. 그러다 지난해 말에는 138개로 계열사 수가 조정돼 결국 2021년과 똑같아졌다. 골목상권에서 철수가 확인된 계열사도 카카오모빌리티 일부 서비스와 포유키즈 등 2개 사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확장의 정점은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의 엔터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는 음악과 스토리, 미디어 등의 사업영역이 있다. 이 중 음악 부문에는 토종 음원플랫폼 1위인 멜론과 유튜브 채널 원더케이, 공연기획사 쇼노트 등이 포함돼있다. 

여기에 안테나뮤직과 이담엔터테인먼트, IST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는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음악사업에서 한단계 도약을 모색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모기업 카카오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이는 카카오에 독이 돼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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