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시황 악화 벌크선·컨테이너선 둘 다 타격···종합 물류 체제 필요"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HMM이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벌크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는 해운 산업이 현재 불황에 진입한 상황에서, 해운 산업 내의 사업 다각화만으로는 불황에 대응하기 힘들 것으로 진단한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중고 벌크선 7척을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에 집중된 사업을 다각화해 해운 시장 불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HMM은 중장기 정책에 따라 현재 36척의 벌크선을 2030년까지 110척으로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는 선복량 확대에만 집중할 경우 해운 시장의 불황에 대비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HMM이 벌크선 비중을 높이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인데, 해운 시황이 악화된다면 컨테이너와 벌크선 둘 다 타격을 받아 불황 대응에 어려울 것"이라며 "SCFI가 하락세에 접어들고 세계 선사들이 종합 물류 회사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HMM 또한 해운뿐만이 아닌 항공·철도·도로 등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종합 물류 체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지정학적 불안으로 13주 연속 상승했던 해상운임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9일 기준 지난주보다 132.42포인트(p) 하락한 3542.44를 기록했다. 해상운임이 2주 연속 하향세를 보이자 업계는 불황의 사이클 진입을 우려하고 있다.
해운 산업은 1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시황 악화에도 견딜 수 있는 탄탄한 기초 체력이 중요하다. 이에 세계 선사들은 사업의 다각화로 종합 물류 기업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 세계 선사들은 해운 사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항공·철도·창고 등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선사들은 바다에서부터 내륙까지 이어지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운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위험 분산 또한 가능하다. 특히 세계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현재 해운뿐만이 아니라 항공, 내륙 운송, 에너지 분야까지 진출하며 기초체력이 탄탄한 종합 물류 회사로 거듭났다.
HMM이 해운 영역에 한정된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해양수산부 아래 있는 해양진흥공사가 관리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경우 국토교통성이 해운, 철도, 도로, 항공에 이른 물류 영역을 통합해 관리한다. 우리나라는 해양수산부 관할 아래 놓여있기 때문에 해양 영역에 한정된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교통물류부 신설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