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50兆 신형 항공기 도입···속내는 아시아나 통합 위한 용단?
대한항공, 50兆 신형 항공기 도입···속내는 아시아나 통합 위한 용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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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50 33대, B777-9 20대, B787-10 30대 등 도입 계약
"수익성 높은 중장거리 노선 투입, 글로벌 경쟁력↑"
항공기 실내 색상도 청자색에서 짙은 갈색으로 바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과 스테파니 포프(Stephanie Pope)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이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보잉 777-9 20대, 보잉 787-10 30대 도입을 위한 구매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대한항공)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대한항공이 최신형 대형 여객기를 대량으로 도입하며 글로벌 항공기업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 보잉사의 최신 기종들을 대량으로 구매해 항공화물 수송에 대한 효율성을 높이면서 여객수송에서도 차별화를 꾀해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3월 유럽의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와 18조원 규모의 중장거리 항공기 A350 33대 도입 계약에 이어 지난 22일 보잉과 30조원 규모의 중장거리 항공기 B777-9 20대, B787-10 30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반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에 무려 5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항공기 도입 계약을 맺는 거싱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강화된 체력을 토대로 차세대 기단 구성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 항공기로 꾸릴 차세대 기단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미주·유럽 등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노선을 소화하며 대한항공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도입하는 A350, B777-9, B787-10은 이전 세대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성이 각각 25%, 10%, 25%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연료 효율성이 높으면 운영 비용을 줄이면서 동시에 친환경성을 강화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2034년까지 최신 항공기를 203대까지 늘려 생산성, 수익성, 친환경성 모두를 향상하고,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장기적 노력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이번 대규모 항공기 도입계약에 또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놨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을 앞두고 조원태 회장이 용단을 내린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해 주요 14개국 가운데 미국을 제외한 13개국으로부터 승인 또는 조건부 승인을 받은 상태다. 미국 정부의 승인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사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승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결합하게 되면 여객 부문 세계 15위 이내, 화물 부문 세계 10위 이내로 몸집이 커진다. 이른바 '메가캐리어'로서의 규모와 위상을 확실하게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오는 10월까지 미국 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업체 측은 "이른 시일 내 통합 항공사를 출범,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신규 취항지를 확보해 고객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시하겠다"면서 "이를 구체화할 차세대 기단은 초대형 항공사에 걸맞은 생산성과 수익성, 친환경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7월 기준 에어버스 50대, 보잉 104대 등 총 154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이다. 가장 최근 도입된 항공기는 B787-10 1호기로 오는 25일부터 인천~도쿄 노선에 투입된다.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 항공기 실내 색상을 청자색이 아닌 짙은 갈색으로 꾸몄다. 자그마한 항공사를 흡수하는 방식이 아닌 상당한 규모를 갖춘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는 만큼 실내 색상 변화로 새 정체성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짙은 갈색으로 꾸민 787-10 비즈니스석 (사진=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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