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로 카카오뱅크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카카오뱅크 대주주인 카카오가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지배구조에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카카오뱅크 이름에서 '카카오'를 떼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카카오뱅크의 신사업 진출도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방법원(한정석 부장판사)은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원을 투입,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리스크도 커졌다. 법원이 '도주 우려'를 이유로 대기업 총수에 대한 구속을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유죄 인정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뿐 아니라 카카오 법인도 현재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금융회사의 경우 국민 자산을 토대로 사업을 영위하는 만큼 대주주에 대한 깐깐한 자격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한 대주주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려면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재판 결과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처분을 받게 될 경우 금융당국은 적격성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10%만 남기고 모두 처분해야 한다. 카카오뱅크 내 '카카오'의 정체성과 영향력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지배구조뿐 아니라 대주주 리스크로 신사업 인가가 지연되는 등 카카오뱅크 본업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미 카카오뱅크가 신청한 마이데이터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과 비금융신용평가업(전문개인신용평가업) 인가도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로 심사가 보류 중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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