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매수에 대해 "공정성이 결여됐다"며 비판했다.
1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일반주주를 설득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없다. 장기간 낮은 주가와 성과로 피해를 입은 일반 주주들이 지배 주주에게 주식을 파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이 같은 논평을 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오는 24일까지 20일간 한화 보통주 최대 600만주(지분율 8.0%)를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보통주 한 주당 3만원이다.
㈜한화는 한화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김승연 회장 지분 23%를 포함해 지배주주가 총 44% 지분을 가지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 김동원 사장,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 지분을 각각 5%, 2%, 2%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형제는 100% 소유한 한화에너지를 통해 ㈜한화 지분 10%도 간접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성사되면 지배주주의 ㈜한화 지분율은 5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럼 측은 한화의 주가가 "책임 경영 강화"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화의 보통주는 공개매수 전날 주가 기준 지난 3년, 5년, 10년간 보통주는 각각 -7%, +8%, +7% 움직였다. 배당 수익률을 반영해도 총주주수익률 (Total shareholder return, TSR)이 연 0%, +1%, +3%로 은행금리에도 못 미친다는 게 포럼 측의 주장이다.
또 전제 주식의 8%만 공개 매수하는 것을 두고도 일반주주에게 있어 '구조적 갈라치기'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일반주주가 매수 가격이 낮은 줄 알면서도 매도에 응하지 않고 남아 있을 경우 기업 거버넌스가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3만원의 공개매수 가격 역시 극히 낮은 밸류에이션을 통해 지배주주가 일반주주 주식을 편취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럼은 "독립적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한 공정 가격에 매수해야 하며, 일반주주 구조적 갈라치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며 "사외이사들이 중심을 잡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 차원에서 일반주주들이 저가에 주식을 매도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는 향후 한화에너지와 ㈜한화를 합병하는 방식 등은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나타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관계자는 "개인회사를 이용한 승계 방식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며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후퇴와 코리아 디스카운트 확대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