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수질, 선수촌 냉방 논란···시민 불만에 곳곳에서 보이콧
선수들 명승부가 대회 성공 관건···갤럭시 마케팅 효과도 영향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파리 현지 사정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면서 마케팅 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리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개최한다. 이날 언팩에서는 갤럭시Z폴드6과 Z플립6, 갤럭시워치7 등 디바이스들이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 곳곳에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프랑스 유명 사진작가 레이몽 드파르동과 협업해 파리 시내에 '2024 파리 올림픽 아트 캠페인' 옥외광고를 진행했다.
또 파리 주요 명소인 오페라 가르니에와 라데팡스에는 'Open always wins(열린 마음은 언제나 승리한다)' 옥외광고를 펼치기도 했다. 이 밖에 삼성 올림픽 체험관을 파리에 열고 '갤럭시 AI'를 활용해 올림픽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외에 온라인에서도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올림픽 종목으로 새롭게 채택된 스케이트보드·브레이킹·서핑 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선보인 바 있으며 올해 초에는 주요 올림픽 종목의 국내외 선수들로 구성된 '팀 삼성 갤럭시' 선수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올림픽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파리 올림픽에 개막 전부터 여러 논란이 제기되는 점 때문에 성공적인 홍보효과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제기되는 주요 논란은 수영과 철인 3종 경기를 치르는 센강 수질 문제와 선수단 숙소 에어컨 미설치 문제 등이 있다. 1923년부터 수질 문제로 입수를 금지한 센강은 파리시가 2조원을 들여 정화 작업을 완료했다. 그러나 파리시가 지난달 23일 센강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대장균과 장구균 농도가 기준치를 한참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친환경 올림픽을 위해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다. 다만 각국에서 냉방품목을 자체적으로 가져오는 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전세계 국가들이 모이는 올림픽에서 자칫 나라간 빈부격차가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밖에 파리시가 시민들에 대한 복지를 외면한 채 올림픽 개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시민들 사이에는 파리 올림픽을 보이콧하려는 움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시민들의 불만과 함께 관광 인구도 늘어나지 않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1998년 나가노 동계 올림픽을 시작으로 삼성전자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2028년까지 계약을 마친 만큼 삼성전자는 30년 동안 올림픽 파트너로 참여한 셈이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카콜라, 인텔, 오메가, 알리바바 등과 함께 '톱 파트너'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톱 파트너'는 올림픽이 개최될 때마다 약 1000억원의 스폰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선수단과 전원에게 갤럭시S21 약 1만7000대의 ‘갤럭시S21 도쿄 2020 올림픽 에디션’과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프로’ 등이 담긴 구디 백을 증정했다. 미국에서는 올림픽을 내세운 TV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으나 한국과 일본에서는 별 다른 마케팅 활동이 없었다.
당시 재계에서는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1년 늦게 치러졌고 도쿄 현지의 혐한감정과 우리나라 반일감정이 고조돼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웠다. 이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기술력도 상향 평준화되면서 마케팅 경쟁이 승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폴더블폰 점유율 1위 자리를 화웨이에 내줬다. 일시적인 수요 감소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과거에 비하면 중국 기업들이 눈에 띄게 성장해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올림픽 파트너사인 만큼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경쟁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파리 올림픽이 개최 전부터 안팎으로 논란이 제기되고 있어 개막 이후에 본격적인 마케팅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도쿄 올림픽도 개최 전부터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경기 중 명승부가 여럿 나오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결국 이번 올림픽도 명경기들이 마케팅 효과에 도움을 줄 듯"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