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2조원대로 거론되는 롯데손보 몸값을 두고 적정 수준을 넘어섰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은 28일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보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롯데손보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포트폴리오가 가장 적은 우리금융은 그룹과 시너지를 낼 만한 보험사, 증권사 인수를 적극 추진해왔다.
그동안 증권사가 우선 타깃이었지만 최근 한국포스증권을 인수,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기로 하면서 다음 과제인 보험업 진출에 집중해왔다. 롯데손보에 대해서는 예비입찰 후 실사까지 진행할 정도로 큰 관심을 보여왔지만, 인수가격을 두고 의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종 입찰에 불참한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손보가 희망하는 인수가격은 2조원대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격과 관련해 "오버페이는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M&A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여력을 1조8000억원 수준으로 밝힌 상태다.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대신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 검토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두 생보사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현재 지분 매입 가격 등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두 생보사의 자산은 약 50조원으로, 이는 생명보험업계 5위권 수준이다.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인수·합병한다면 단숨에 대형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게 된다.
관련해 우리금융 측은 이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추진과 관련한 내용은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내 다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입찰에 우리금융을 포함한 금융지주사들이 모두 참여하지 않으면서 롯데손보의 새 주인은 외국계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