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韓 의식주 물가, 주요국 대비 55% 높아···생활비 부담 커"
한은 "韓 의식주 물가, 주요국 대비 55% 높아···생활비 부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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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시사점 : BOK 이슈노트'
4년간 생활물가 16.4%↑···CPI·근원물가 상승률 상회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에서 시민이 여름철 대표 과일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이마트 청계천점에서 시민이 여름철 대표 과일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우리나라 국민들의 생활비(cost of living) 부담이 주요국과 비교해 현저히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누적된 물가 상승에 물가수준 자체가 크게 높아진 데다, 주요국 대비 식료품‧의류 등 필수소비재의 가격수준이 높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18일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과 시사점 : 주요국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진단하며, "높은 의식주 비용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물가의 누적상승률을 보면 생활물가가 16.4%로, 소비자물가(13.7%)와 근원물가(10.6%)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고 있었다.

팬데믹 이후 물가상승률 및 OECD 평균 대비 품목군별 가격수준 (자료=한국은행, 통계청, EIU)
팬데믹 이후 물가상승률 및 OECD 평균 대비 품목군별 가격수준 (자료=한국은행, 통계청, EIU)

특히 우리나라의 물가수준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과 비교하면 식료품·의류 등 의식주 비용이 155%에 달했다. 다만 정부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전기·가스·수도, 대중교통, 우편 등 공공요금은 주요국의 73% 수준으로, 생활비 부담을 일부 경감시켰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품목들에 대한 주요국과 가격격차가 과거보다 확대됐다는 것이다. 국내 품목별 가격수준을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식료품·의류 가격 수준은 1990년 1.2배에서 2023년 1.6배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공공요금은 0.9배에서 0.7배로 줄어드는데 그쳤다.

한은 물가동향팀은 이 같은 격차의 원인으로 구조적 요인을 지목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임웅지 물가통향팀 차장은 높은 농산물 가격에 대해 "농경지 부족, 영농규모 영세성 등으로 생산성이 낮아 생산단가가 높다"며 "유통비용도 상당한 데다, 일부 과일·채소의 경우 수입을 통한 공급도 주요국에 비해 제한적인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의류가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가 강하다. 이에 따라 일부 해외의류업체가 국내 판매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또한 고비용 유통경로 편중, 높은 재고수준 등도 비용압력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 품목별 물가수준 (자료=한국은행, EIU)
우리나라 품목별 물가수준 (자료=한국은행, EIU)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한다는 점이다. 향후 고령화로 재정여력이 줄어드는 반면, 기후변화 등으로 생활비 부담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재정투입 등을 통한 단기적 대응보다는 구조적인 측면에서 해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물가동향팀은 과도하게 높은 국내 필수소비재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급채널 다양화 △유통구조 개선 △공공서비스 공급의 지속가능성 확보 등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임 차장은 "농산물가격의 높은 수준과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선 농업 생산성 제고, 비축역량 확충, 수입선 확보, 소비품종 다양성 제고 등을 통해 공급·수요 양 측면에서 탄력성이 제고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농가 손실, 생산기반 약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또한 농산물 유통 효율화, 의류 유통채널 다양화 등을 통해 고비용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공서비스 공급의 지속가능성도 언급했다. 임 차장은 "러·우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 충격을 완충하기 위해 단기적으로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향후 공공요금을 단계적으로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며 "다만 이 같은 움직임이 공공서비스 질 저하, 에너지 과다소비, 세대 간 불평등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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