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트럼프' 美 대선 '안갯속'···韓 반도체도 '예측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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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추문·입막음 혐의 배심원 "유죄"···선거 영향 촉각
'자국 보호' 트럼프 당선시 삼성·SK 美 공장 지원 줄어들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되면서 우리나라 주요 산업의 앞으로 전망도 어렵게 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재판에서 유죄를 받으면서 앞으로 선거 결과도 더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배심원단은 트럼프 후보에게 제기된 '성추문 후 입막음' 관련 혐의 34건에 대해 만장일치로 유죄를 평결을 내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관계 사실 함구 대가로 13만달러(약 1억8000만원)를 주고 회사 장부에 '법률 비용'으로 기록한 혐의로 기소돼 4월부터 재판을 받았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미국 역사상 형사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은 첫 대통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 선고는 7월 11일 이뤄질 예정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재판 직전인 지난달 초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각 45%, 44.9%의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 격차는 0.1%p 이며 사실상 동률로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미국 현행법상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대통령 후보직을 유지할 수 있다. 미국 헌법이 정한 대통령 후보 자격은 14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한 35세 이상 미국인에 해당한다. 범죄 이력에 대한 언급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만에 하나 당선이 되더라도 옥중에서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형사상 중범죄자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지지율은 소폭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로이터통신과 입소스가 지난달 31일 유죄평결 직후 전국의 등록 유권자 21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오차범위 ±약 2%p)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41%, 트럼프 전 대통령은 39%, 제3후보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10%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이번 유죄 평결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 진영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중범죄자' 프레임을 씌워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은 유죄 평결을 내린 뉴욕 맨해튼이 민주당 성향이 강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정치적 박해'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공화당 진영의 '정치적 박해' 프레임이 강해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들이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했던 45대 대선에서도 백인 남성 노동자 층이 결집해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다. 

또 미국 대선은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로 진행되는 만큼 실제 국민들의 여론과 대선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지지율 격차가 적은 상황에서는 선거 결과를 더 예측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최근 미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우리 반도체 산업이 받을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br>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인스타그램)

◇ 어렵게 벗어난 다운턴···트럼프 집권시 악재 커질 수도

우리나라 반도체는 지난해 적자 이후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나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암흑기가 또 찾아올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당초 투자비용은 170억 달러(약 22조6000억원)였으나 TSMC와 현지 경쟁이 가열되면서 기존 2배가 넘는 470억 달러(약 63조6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엣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HBM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시기는 2028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대적을 투자를 하면서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도 받을 예정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에 최대 64억 달러(약 8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보조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5억8000만 달러(약 8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자국 보호주의를 우선으로 하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지원은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텔과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들 역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수도 있다. 

지원을 축소하게 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각각 낸드플래시와 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충칭(후공정), 우시(D램), 다롄(낸드플래시)에 각각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반도체지원법(CHIPS Act)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반도체 장비 도입이 어려워질 뻔한 일도 있었다. 같은 해 9월 가드레일 조항이 확정되면서 양사의 중국 공장에는 통상적인 업그레이드가 가능해졌다. 

현재 미국에서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에 대한 견제 기조를 가지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악재를 줄이는 '디리스킹'(위험제거)을 추구하는 한편 트럼프는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추구한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이전보다 더 강력한 중국 제재가 나올 수도 있다. 특히 트럼프 집권 당시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았던 화웨이가 최근 살아나면서 트럼프는 다시 한 번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년 양사의 반도체 전략이 사실상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되면서 전략을 세우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성추문·입막음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이 나오는 7월 이후에 다시 한 번 여론조사 결과가 요동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현재는 지켜봐야 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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