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공공사 매출 비중 50%로 목표···침체된 부동산 경기 불황 돌파
현금성자산 확보하며 금리 높은 회사채부터 갚아 이자 부담도 덜기로
다만 '공공공사 입찰 1년 제한' 처분은 악재···"판결 전 까지 영향 없어"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동부건설이 공공 발주 공사 수주 소식을 연일 알리며 부동산 경기 불황을 이겨내는 모습이다. 2022년만 하더라도 신용등급이 상승했던 회사는 지난해 말 기업어음 등급이 하락하는 등 운영자금 마련에 대한 우려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취임한 윤진오 대표이사(사장)의 주문으로 기술형 입찰을 통한 견고한 공공공사 수주 실적을 올렸고, 현재는 재무건정성도 일부 개선해 기초체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30일 동부건설에 따르면 회사가 올해 1분기 확보한 5000억원 규모의 신규수주는 모두 공공공사에서 이뤄졌다. 해양수산부가가 발주한 부산항 진해신항 준설토 투기장 1공구 축조 공사(1692억원), 조달청이 발주한 양천우체국 복합청사 공사(969억원),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845억원) 등이다.
일반적으로 공공공사는 건설 경기 불황을 타지 않아 안정적인 공사로 여겨진다. 주택 사업에 비해 수익률이 낮지만 발주처가 정부나 지자체이므로 공사비를 받지 못할 위험이 없어 계획된 기간 내 수익 확보도 가능하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공사 금액의 10% 정도가 선수금으로 들어와 현금흐름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에 특히 중견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다.
이 가운데 동부건설은 2022년에도 공공공사 부문에서 6970억원 수주고를 올리며, 전체 건설사 중 이 부문에서 대우건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기술형 입찰' 방식 수주에서는 2021년, 2022년 2년 연속 건설사 중 1위였다. 이어 지난해에는 8969억원의 공공공사 수주를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취임한 윤진오 사장의 업적이다.
윤 사장은 동부건설에서 외주 구매와 현장 관리 담당 임원을 거쳐 건축사업본부장을 맡아 공공공사와 기술형 입찰 부문의 성과를 높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월 사장으로 승진한 후에는 공공공사와 기술형 입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건축 설계자가 따로 있는 민간 공사와 달리 공공공사는 주로 '기술형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게 된다. 기술형 입찰은 설계, 시공 등 공사 전체를 맡는 입찰 방식으로 전체 공정에서 종합적인 능력을 갖춰야 참여할 수 있다. 또 공사나 이후 하자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도 전적으로 시공사에게 있어서 수주와 공사 모두 난도가 높다고 평가받는다.
앞서 진해신항 준설토투기장 공사 수주에선 평가 기준이 설계 70%, 가격 30%였는데 동부건설이 총점 92.31점을 받아 2위 건설사(82.31)을 크게 따돌려 수주에 성공했다. 양천우체국 수주에서도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91.39점을 획득해 2위 건설사(81.39점)과 큰 격차를 보였다.
신용평가업계 등의 자료를 보면 동부건설의 매출 중 공공공사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1% △2020년 46% △2021년 49% △2022년 39% 수준을 보였다. 2023년 30%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회사는 올해 공공공사 매출 비중을 50%로 늘린다는 목표를 정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서울파이낸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발표 전인 수주를 포함해 현재 올해 수주액은 1조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공공공사 중심의 사업 다각화 노력과 함께 재무안정화도 힘쓰고 있다. 돌아오는 차입금과 회사채 가운데 금리가 높은 것부터 갚아 이자 부담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앞서 동부건설은 지난 3월 15일 만기가 돌아온 130억원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하고 같은 달 27일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50억원(이자율 10%)도 갚았다. 5월 28일 만기 30억원(이자율 9.5%), 7월 31일 만기 50억원(이자율9.7%) 등 역시 상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동부건설의 지난해 매출은 1조8999억원으로 2022년(1조4612억원) 대비 3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9% 줄었다. 부채비율은 211%로 전년 171%보다 올랐으나 이 가운데 현금·현금성자산은 1642억원으로 전년 868억원보다 2배 넘게 확보해 리스크 대응성을 키웠다.
다만 이렇듯 회사가 공공공사 확대와 재무구조 안정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국내 공공공사 입찰참가자격을 1년 동안 제한받게 된 점은 자칫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동부건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5월 22일부터 2025년 5월 21일까지 공공공사 입찰자격을 제한 통보를 받았다. 인천검단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와 관련해 설계서와 달리 구조물 내구성 연한의 단축, 안전에 위해를 가져오는 등 부당한 시공이 있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동부건설은 집행정지신청 및 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사고의 원인인 설계와 시공에는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으므로 이러한 부분을 국토교통부 등에 소명한 상태다"라며 "현재 처분취소소송을 제기했고 해당 판결이 나올 때까지 공공공사 입찰참가자격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