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건설 경기에···1분기 신탁사 14곳 총 58억 영업손실
침체된 건설 경기에···1분기 신탁사 14곳 총 58억 영업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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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잡은 '책임 준공형 신탁'···부도 사업장 늘며 보증 리스크↑
지난해 말 기준 책준신탁 공사 현장 23%가 준공 기한 못 지켜
'주의' 수준 사업장 늘며 대손충당금 늘린 것도 실적에 악영향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부동산 신탁사들의 총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에 따른 건설사의 영업 환경 악화가 신탁사로 전이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요 부동산 신탁사 총 14곳은 올해 1분기 58억원의 영업손신을 냈다. 1분기 기준 신탁사들의 총영업이익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손실 규모가 가장 큰 곳은 KB부동산신탁으로 총 5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1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이어 교보자산신탁(-342억원), 신한자산신탁(-298억원)도 대규모 적자를 내는 등 금융계열 신탁사들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흑자를 낸 다른 신탁사들도 이익은 크게 줄었다. 코리아신탁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95억원에서 올해 1분기 20억원으로 79%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무궁화신탁도 109억원에서 40억원으로 63% 줄었다. 이어 △대신자산신탁(-62%) △우리자산신탁(-55%) △신영부동산신탁(-32%) △코람코자산신탁(-44%) △하나자산신탁(-11%) 등 순이다. 다만 비금융계열 신탁사인 대한토지신탁과 한국토지신탁은 영업이익이 증가한 모습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은 그동안 신탁사들이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려온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때문으로 보인다.

책임준공형 신탁 사업은 건설사가 부도 등의 이유로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책임을 지는 구조다. 신탁사는 그간 고수익을 노리고 책임준공형 사업 비중을 늘려왔는데 부도 사업장이 늘면서 보증 리스크가 커졌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현장 중 약 23%가 책임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달에는 무궁화·신영·신한·코람코 등과 신탁계약을 맺은 부산 중견 건설사인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이 부도 처리됐다. 이 경우 신탁사는 추가 비용을 투입해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공정률을 높여야 한다. 이에 2022년 2% 이하였던 자기자본 대비 책임준공형 신탁 관련 신탁계정대여금 비중은 지난해 말 13.6%까지 상승했다.

각사마다 단계별 위험 요인이 '주의' 수준으로 분류되는 사업장도 많아지면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액이 늘어나는 것도 실적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교보자산신탁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해 1분기 25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1557억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정부의 PF 구조조정에 따라 앞으로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는 사업장과 부도 건설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권신애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 PF 대출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경우 부동산 신탁사의 재무건전성 및 신용도는 큰 폭으로 저하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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