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개선했던 증권업계···반 년 만에 예탁금 이용료율 제자리로?
'이자장사' 개선했던 증권업계···반 년 만에 예탁금 이용료율 제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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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변동성 확대·업무원가율 반영···인하 사유도 '가지가지'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투자자들이 맡긴 예탁금으로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증권사들이 이용료율을 1~2%대로 상향했으나, 불과 반년 만에 이를 다시 낮추는 모양새다.

'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가 투자자가 증권계좌에 넣어둔 현금인 예탁금을 운용해 수익을 낸 뒤, 일부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를 반영해 산정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오는 6월 3일부터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율을 평균 잔고(평잔) 50만원 미만일 경우 기존 0.85%에서 0.10%, 50만원 이상일 경우 1.05%에서 1.00%으로 인하한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금리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그 부분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예탁금 이용료율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는 지난달 15일부터 기존 평잔 50만원 미만 2.0%, 50만원 이상 0.6%에서 100만원 이하 1.5%, 100만원 초과 0.55%로 이용료율을 변경했다.

SK증권도 같은 날 기존 1.02%에서 0.98%로 이용료율을 인하했다.

KB증권은 지난 4월부터 원화 투자자예탁금이용료율을 1.06%에서 1.02%로 0.04%p 인하했다. 단, 평잔 100만원 미만의 경우는 변경되지 않는다. 외화 투자자예탁금이용료율도 0.73%에서 0.67%로 0.06%p 인하했다.

KB증권은 "증금수익율 및 업무원가율 등 공제율 변동에 따라 예탁금이용료율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높아지는 기준금리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낮게 책정해 이자 장사로 이득을 취한다는 투자자들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산정 모범규준'을 제정하는 등 개선에 나섰다. 그 결과 증권사는 시장금리 변동 등을 감안해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을 분기 1회 이상 재산정 하고,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해야 한다.

해당 모범규준 산정 이후 예탁금 이용료율을 인상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났다. 키움증권은 기존 0.25%에서 1.05%로 인상했고, 하나증권은 0.35%에서 1.05%, 삼성증권은 0.4%에서 1.0%로 올랐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1월15일 부터 50만원 이상 연 0.40%에서 1.00%로, 50만원 미만 연0.10%에서 1.00%로 이용료율을 변경했다.

이처럼 이용료율이 상향 조정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증권사에서 인하를 발표하면서, 다시 이전처럼 이용료율이 내려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권사 32곳의 평균 이용료율은 1.1%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범규준이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표 이후 증권사들이 1%대 정도로 상한선을 잡고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증권사들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조정하는 정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탁금 규모가 최근들어 커진 만큼,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한다거나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추가로 조정하는 증권사들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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