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하나은행 LG카드 인수 긍정적'
금융권, '하나은행 LG카드 인수 긍정적'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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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부문 비중 1.3% 은행권 최하위...인수시 일시 반전 가능
외국계은행 인수시 금융건 타격불가피

하나은행 좋은 기회...LG카드도 부담줄어


하나은행의 LG카드 인수설이 금융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LG카드의 경영권이 누구 손에 넘어가느냐에 따라 향후 카드업계는 물론 은행권 전체의 재편 방향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

그러나 27일 오전, 하나은행측은 LG카드 인수추진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함에도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고, 외국계 은행의 인수보다는 긍정적이라는 반응이다. 여기에는 씨티은행, HSBC 등 외국계 은행이 전국영업망을 보유한 LG카드의 인프라를 인수할 경우, 국내 은행들의 악전고투가 불을 보듯 훤하다는 분석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하나은행 왜? = 국민, 신한, 우리은행에 이어 자산부문 은행권 4위를 달리고 있는 하나은행은 현재 애매한 위치에 서 있다. 빅4 은행에는 포함됐지만 소매금융 부문에서 시장점유율에 한계가 있고, 최근 들어 강화한 SOHO 등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서도 급격한 성장률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국내 금융시장이 은행권을 통한 간접금융보다는 회사채, 주식시장 등 직접금융시장이 육성되는 방향으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기업금융을 공격적으로 시도하기도 부담스럽다. 결국 소매금융을 강화할 수밖에 없고 그러자면 향후 카드사업 부문은 필수일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하나은행의 카드사업 부문 비중(카드자산 중 구매카드 부문은 제외)은 9월말 기준 1.3%로 은행권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국민은행 9.4%, 외환은행 9.1%, 신한·조흥은행 4.4%, 우리 4.8% 한미 3.7%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

만일 하나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이 약점을 일시에 만회할 수 있다.

▶ 외국계가 인수하면? = LG카드의 경영권에 관심이 있는 그룹은 크게 국내 그룹과 외국계 그룹으로 나뉜다. 국내 그룹으로는 은행권에서 하나은행, 산업자본으로는 SK와 롯데가 있으며 외국계 자본으로는 미국 캐피탈그룹과 GE캐피탈, 뉴브리지캐피탈, 씨티은행, HSBC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SK가 SK글로벌 문제로 직격탄을 맞았고 대선자금 수사로 어수선한 등 신규 투자가 여의치 않고, 롯데그룹 역시 백화점 등 기존 유통망 내에서 보수적으로 카드사업을 운용하기로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자본 중에서는 현재 LG카드 지분을 가지고 있는 캐피탈그룹이 추가증자에 나서 경영권을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외국계 펀드의 경우 브리지 론 역할 이상은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궁극에는 씨티나 HSBC 등 외국계 은행이 인수할 것이라는 것.

외국계 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카드업계는 물론 국내 은행권의 급격한 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 LG카드의 전국 영업망과 소매금융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국내 은행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오히려 하나은행이 인수하는 것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지점 설치에 애로를 겪고 있는 외국계 은행들이 LG카드 영업점을 지점으로 전환시킬 경우 일시에 국내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 하나은행 인수하면… = 씨티·HSBC 등 외국계 은행 관계자들은 조만간 국내 금융시장이 큰 은행 3∼4개 정도만 살아남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다. 국내 은행들은 아직 선진 금융기법 도입에 미비하고 신바젤협약에도 전혀 준비가 안돼 있어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

전문가들은 실제 제일·한미·외환은행이 펀드가 아닌 제 주인(은행)을 찾게 되면 은행권은 다시 M&A 바람이 거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 하나은행은 매수자가 아닌 매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이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상황은 역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05년 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켜 비은행 계열 부문을 강화한다는 방침과도 일맥상통한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LG카드가 카드업계에서는 부실덩어리지만 은행에서 보기에는 기회이자 도전이 될 수 있다”며 “하나은행의 인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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