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보험사 경쟁력 제고 무엇이 문제인가
기획시리즈-보험사 경쟁력 제고 무엇이 문제인가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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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시대 '우물 안 개구리'...구시대 관행 답습 여전
생보사 취약한 재무 구조 강화 급급,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
EU식 지급여력비율 등 감독당국 규제 강화 일색

보험산업은 은행 및 증권 등 금융업종간 벽 허물기가 본격화되면서 외국자본의 시장 진출이 잇따라 무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국내 보험 회사들이 ‘우물 안 개구리’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감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보험업계의 허약한 재무 구조, 리베이트 관행 등 구시대 산물을 개선하고 선진 금융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발판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창간 1주년을 맞아 국내 보험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최근 국내 생명보험 회사들은 상장 무산을 계기로 고민이 또 하나 늘었다. 취약한 자본 구조로 대부분 자본 확충이 ‘발등의 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주주를 통한 유상 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이라는 재무건전선 제고 방안은 경기침체, 발행 규제 등의 벽에 부딪혀 서서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산간 태운다’는 격언처럼 선진국에도 유래가 없는 지급여력 비율 제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비등하다. 오히려 생명보험 회사들의 초라한 재무 구조를 외면한 채 제도 도입을 서두른 결과 대부분의 회사가 돈을 벌어 적자를 메우는 데 급급한 부작용만 초래하고 있다. 외국의 초대형 금융 기관처럼 튼튼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영업 시스템 구축 등 새로운 투자는 꿈도 꿀 수가 없는 실정이다.

▶생보사 자본 여력 취약…자본 확충 ‘사활’

전문가들은 현재 보험회사의 자본금 및 자기 자본 규모와 책임 준비금 적립 부담으로 자본 확충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9개 생명보험회사의 지난 9월 기준 자본금은 총 4조8천177억이며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을 포함한 자기자본은 11조9천982억원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2001 사업연도 이후 생보사의 종신보험 책임 준비금 규모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 십조원 규모의 생명보험회사 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자본금과 총 자본인 자기자본 규모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수 십조원의 고객 돈이 일시에 빠져나갈 것에 대비한 일정규모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험회사의 취약한 자본 구조로 경기 침체나 책임 준비금 적립 부담이 맞물려 이익이 급감할 경우 곧바로 자본 잠식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고유 업무인 보험 판매를 통해 얻어진 이익을 이익잉여금으로 적립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할 수 밖에 있는 구조다.

내년부터는 종신보험은 판매 후 2년차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책임 준비금을 적립 부담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종신보험의 경우 평균 1억원으로 보험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책임 준비금적립 부담이 늘면 이로 인한 이익 감소가 곧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형 생보사 계리 담당자는 “현재 재무구조의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향후 글로벌 시대의 경쟁에서 계속 도태 될 수 밖에 없다”며 “생명보험회사가 열악한 자기자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이익 창출이 불가능할 경우 다시 자본을 차입하는 조치가 뒤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외국사보다 강화된 규제로 ‘진퇴양난’

이렇게 재무건전성 악화가 안정적인 보험 영업에 발목을 잡으면서 EU식 지급여력비율에 대한 과다 규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회사의 총자본(자기자본)인 지급여력을 보험금 지급에 대비한 지급여력기준으로 나눠 백분율로 환산한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재무건전성 기준이 선진국보다 후순위채 발행, 위험계수 등이 강화돼 지급여력에 여유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역시 EU식 지급여력비율 제도를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는 지급여력 50%까지, 일본의 경우도 지급여력의 100%까지 후순위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지급여력을 확충, 지급여력비율을 제고할 수 있는 여유가 상대적으로 큰 셈이다.

또한, 국내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 산정 시 적용되는 책임준비금의 위험계수가 내년 3월부터 모든 보험상품에 4%가 적용되는 반면 대부분의 EU식 제도의 경우 확정형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 리스크를 감안, 최소 0.1~4%까지 세분화 해 놓고 있다. 보험 상품별로 고객에게 돌려줘야하는 지급여력기준의 책임준비금의 위험계수를 세분화 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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