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실적 분석-2.외국계 증권사
증권사 상반기 실적 분석-2.외국계 증권사
  • 김성호
  • 승인 2003.11.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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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경영기법 도입 '무용지물'
메리츠證, 수탁수수료 감소 불구 영업이익 소폭 상승
KGI 브릿지는 노사 불화 심각...수익악화로 이어져

올 상반기 외국계 증권사의 영업실적을 살펴본 결과 여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위탁 및 IB영업실적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메리츠증권이 올 상반기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영업수익이 흑자를 기록해 외국계 증권사로서의 체면을 살렸으나 KGI, 서울, 브릿지증권 등은 주가급등에 따른 주식매매 및 평가이익만 크게 늘었을 뿐 위탁 및 IB영업에선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처럼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증권업계에서 이렇다 할 두각을 나타내지 못함에 따라 당초 외국계 자본 및 선진경영기법 도입을 통해 경영혁신을 이루겠다는 이들의 주장이 무색케 지고있다.

▶메리츠證 영업실적 ‘으뜸’

PAMA(Prudential Asset Management Asia)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올 상반기 776억원의 영업수익을 달성하며 작년 동기 733억원보다 5%가량 증가했다. 비록 소폭의 증가이긴 하지만 올 상반기 대부분 증권사들의 영업수익이 전년동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신장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메리츠증권은 수탁수수료 수익에서 타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318억원의 수탁수수료 수익을 올린 메리츠증권은 전년동기 355억원보다 11%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인수 및 주선업무수수료 수익은 30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36%(191억원)나 증가해 이 부분에서 놀라운 신장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은 또 올 상반기 국내 증시급등에 힘입어 주식매매 및 평가이익에서도 각각 122억원과 12억원을 기록해 작년동기대비 84억원과 5억원보다 31%, 58%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영업비용 감축에도 불구하고 영업수익은 오히려 악화된 반면 메리츠증권은 영업비용이 증가했지만 영업수익 또한 함께 증가했다”고 말했다.

▶여타 외국계 천수답식 영업전개 여전

메리츠증권이 수탁수수료 수익감소를 인수 및 주선업무수수료 수익으로 충당한 반면 서울증권과 KGI, 브릿지증권 등은 수탁수수료 수익은 물론 인수 및 주선업무수수료 수익 모두가 동반 하락했다.

GE인터내셔널이 대주주로 있는 서울증권은 올 상반기 747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752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영업수익의 4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수수료수익이 올 상반기 30%나 감소했으며, 그나마 주가급등에 따른 주식매매 및 평가이익과 파생상품거래이익이 전체 영업수익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비용이 81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14%(695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영업수익 감소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만 KGI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KGI증권도 올 상반기 195억원의 영업수익을 기록, 전년동기 421억원보다 무려 11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탁수수료의 경우 올 상반기 102억원을 올리는 데 그쳐 전년동기보다 46%(191억원)나 감소했으며, 인수 및 주선업무수수료 수익도 작년 상반기 13억원에서 올 상반기 5천9백만원으로 급감했다. 더욱이 KGI증권은 타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 주가급등으로 주식매매 및 평가이익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반면 이 부분에서 마저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BIH(Bridge Investment Holdings)그룹이 대주주로 있는 브릿지증권도 올 상반기 영업수익에선 80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782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으나 주요 수익원인 리테일, IB 영업 수익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릿지증권의 올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202억원으로 전년동기 245억원보다 17%가량 감소했으며, 인수 및 주선업무수수료 수익도 작년 상반기 44억원에서 올 상반기 31억원으로 29%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외국계 증권사들의 영업수익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과 관련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무엇보다 노사간의 불화로 경영기반이 크게 흔들린 것이 전체적인 수익감소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며 “당초 이들 증권사에 외국계 자본이 들어올 때만 해도 선진경영기법 도입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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