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어도 '고쳐쓰기'…참을 수 없는 '대국'(?)의 경박함
中, 이어도 '고쳐쓰기'…참을 수 없는 '대국'(?)의 경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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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방한 앞두고 외교분쟁 비화 우려한 듯…불씨 '여전'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cap@seoulfn.com>제주도 남쪽에 위치한 무인도인 대한민국 영토 '이어도'(물 속의 섬)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했던 중국 정부의 웹사이트가 해당 내용을 다시 철회했다. 13일 고쳤다가, 14일 원래대로 되돌아 갔다가, 그리고 15일 다시 고쳐쓰는, 3일간 '고쳐쓰기'를 반복한 셈이다. 대중화니 대륙기질이니 하면서, 자신들을 '대국'(?)으로 포장하기를 좋아하는 평소 중국의 태도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참을 수 없는 경박함'으로 평가해도 할 말이 없을 듯하다.  
 
중국 국가해양국의 공식자료를 게재하는 '해양신식망'은 15일 이어도(중국명: 쑤옌자오<蘇岩礁>)에 대해 "이어도는 한중 양국의 200해리 경제 수역이 겹치는 지역에 있다"면서 "귀속 문제는 양국 간 협상을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고쳐썼다. 이 사이트의 14일 기재내용인 "이어도는 동중국해 대륙붕 위에 있는 중국 대륙 해저의 일부분이며 중국 영해와 200해리 경제수역 내에 있는 중국 영토"라는 주장이 하루 만에 다시 삭제된 것. 지난해 12월 24일자 자료에서 이어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했던 이 사이트는 최근 한국 정부의 시정 요구를 받고 13일 내용을 수정했으나 하루 만인 14일 기존 입장으로 되돌아온 뒤 다시 하루 만에 이를 철회한 셈이다. 반복되는 '고쳐쓰기'가 헷갈릴 정도다.
 
평소 '대국'임을 자처하는 중국이 이처럼 가벼운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한국 내 비판여론을 의식해 더 이상의 외교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우려해 중국 정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사건의 경위를 확인하고 수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면서 "이날 게재된 내용은 수정된 내용이 최종 확정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더 이상의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말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기에는 여전히 찜찜하다.
한중 양국은 2006년 이어도가 수중 암초로서 영토문제가 아닌 해양경계 획정문제라는 데 합의한 바 있기 때문에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다. 그런데, 전날 중국영토라고 주장한 데 대해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관련 기관에 확인 결과 이어도 관련 내용이 수정됐다 다시 번복된 것은 수정 내용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는 원래 내용을 다시 게재한 것이란 답변을 들었다"면서 "중국 당국이 이 사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었다. 합의사항을 위반해 놓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다가 자국 원수의 방한을 앞두고 하루 만에 다시 삭제한 것.
불과 3일간에 벌어진 이같은 무원칙한 태도를 믿기는 어렵다는 게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다. 이를, 중국이 동북공정 과정에서 보여준 일관성 없는 외교적 태도와 연관시켜 생각하는 이들도 많은 것같다. 정황이 이렇다 보니, 이어도 문제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드믈어 보인다. 앞으로가 문제라는 염려 섞인 지적과 함께, 차제에 정부가 외교적으로 보다 분명한 선을 긋는 것이 이어도가 또 다른 '독도문제'로 비화되는 것을 막는 방법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편, 이어도는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서 149~150㎞ 떨어져 있는 반면 이어도에서 가장 가까운 중국의 섬 퉁다오(童島)까지의 직선거리는 247㎞나 돼 우리 나라에 훨씬 가까운 데다 현재 우리 나라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현재 '해양과학기지'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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