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클린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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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 KPMG 정연상 부대표


▶ 회계업계에서 최근 삼정 KPMG의 부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 2000년 12월, KPMG 인터내셔널과 멤버 펌(firm) 관계를 맺으면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담배인삼공사, 대우건설, 외환은행 등 올해 들어서만 상장사 4∼5곳을 새로운 고객으로 맞이했어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클린(clean)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실 감사를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문제가 있는 회사는 외형이 아무리 커도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저희들의 이런 노력을 최근에는 시장에서도 인정해 주는 것 같습니다. 지난 해부터 고객들이 ‘클린 펌’을 굉장히 선호하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낍니다.

▶ 삼정 KPMG만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 회계 외부감사 뿐만 아니라 재무 자문서비스(advisory service)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1∼2년 후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죠. 특히 국제 무역자문 부문에서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Y2K 대비 등 통신·IT 부문 자문에 큰 성과를 올렸고, IMF를 1년 전부터 예측해 고객들에게 그에 맞는 서비스(기업구조조정, 부실채권 매각 등)를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KPMG와 통합 이전에는 구조조정에 탁월한 능력이 있는 미국 회사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부실채권(NPL) 처리 업무를 시장에서 선점하기도 했죠. 이런 서비스를 바탕으로 해마다 15%의 견조한 성장을 이룩해 왔습니다.

▶ 이번 외환은행 감사 선임을 두고 시장에서 잡음이 있었는데.
삼정이 견실하게 발전하니 견제나 음해하는 세력이 많은 것 같습니다.(웃음) 저희가 진념 전 재경부 장관을 비상임고문으로 영입한 것과 관련해서 외환은행 감사 선임에 모종의 작용이 있었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았습니다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진념 고문님은 마케팅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국제관계 업무가 있을 때 회사에 조언을 해 주는 역할만을 맡고 있습니다. 소박·소탈하신 분이고 이권 개입을 싫어하세요. 윤영각 CEO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었고, 삼정이 업계 2∼3위로 성장한 만큼 그에 걸맞는 분을 모셔왔을 뿐입니다. 외환은행 외자유치는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일에 관여하지도 않으셨고, 또 그런 일들에 관여하실 분도 아닙니다.

▶ 향후 업계 시장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 회계업계에는 크게 세 가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부실회계가 실재했다는 것, 회계감사의 저가수주가 횡행했다는 것, 리딩 펌들이 회계시장을 경쟁원리에 맞게 발전시키기보다는 자기 회사의 외형 확대 및 회사 수익 창출에만 매진했다는 감이 있습니다. 형님, 동생하는 한국적 특수성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투명성이 업계의 최대 화두가 될 것입니다. 이번에 6년 주기로 회계법인을 바꾸도록 법이 개정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겠죠. 시장에서는 질(quality)이 보장되는 서비스를 원하고 질에서 별 차이가 없을 때는 투명한 회계법인을 선호할 것입니다. 클린하지 못한 회계법인은 퇴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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