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예탁금 이용료율 상향 검토중···이달 말 모범규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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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금융, 증권사 예탁금 41조원 맡아 연 3.75% 이자 지급
"은행으로 치면 '요구불예금'···투자자 대부분 CMA·MMF 예치"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여의도 증권가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내부 조율에 들어갔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다음달 8일부터 예탁금 평잔 50만원 이상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예탁금 이용료율을 현행 연 0.25%에서 연 1.05%로 인상한다.

예탁금 이용료는 투자자가 계좌에 예치한 현금성 자산에 대해 증권사가 지급하는 이자 성격의 돈이다. 일부에서 금리가 많이 올랐음에도 증권사들이 예탁금 이용료율은 조정하지 않고 있어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한국증권금융 공지에 따르면 지난 7월 증권사들은 예탁금 41조2928억원을 맡기고 연 3.753%의 이자를 받아갔다.

증권사들은 여기서 전산·인건비 등을 정산하고 난 뒤 나머지 금액의 일부를 투자자에게 돌려준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투자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본 총계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중에서는 신한투자증권이 예탁금 이용료율이 1.05%로 가장 높았고, KB증권도 1.03%로 1%를 넘겼다. 이어 미래에셋증권(0.75%), 메리츠증권(0.60%), NH투자증권(0.50%), 한국투자증권(0.40%), 삼성증권(0.40%), 하나증권(0.35%), 대신증권(0.30%) 순이었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중 발표될 모범 규준에 따라 내부 이사회를 거쳐 예탁금 이용료율을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14개 증권사들은 '증권사 이자율·수수료 관행 개선 TF'를 출범하고 예탁금 이용료 등을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이를 토대로 업계 모범규준 마련하기로 한 바 있다.

모범규준에는 이용료율 등 구체적인 숫자보다는 시장금리를 잘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모범규준은 강제성은 없지만 이를 어길 시 불이익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가 담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각 사별로 자율적으로 책정하되 최대한 시장금리를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선언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모범규준이 나오면 최대한 따르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 중"이라며 "10월중 상당수 증권사들이 이용료율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예탁금은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이라 은행으로 치면 요구불예금에 해당한다며 이용료율을 무턱대고 높일 수도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0.1% 내외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에 예금할 때도 저축성 예금, 수시입출금 예금 등 상품에 가입해야 금리가 높아지는 것처럼, 증권업계에도 CMA나 MMF 등 금리를 조금 더 주는 상품이 분명 존재하고 상당수가 이미 투자하고 있다"며 "마치 이자장사처럼 비쳐지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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