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유관기관장 증시통합 놓고 갈등
증권유관기관장 증시통합 놓고 갈등
  • 임상연
  • 승인 2003.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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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姜 이사장 '주체 아니면 빠져라' VS 예탁원 盧 사장 '시장역할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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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통합을 앞두고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 증권예탁원 등 증권유관기관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정부의 통합 방향에 따라 각 유관기관의 생존과 미래가 결정됨에 따라 통합 과정상 이해득실에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또 다시 증시통합 갈등에 포문을 연 것은 증권거래소 강영주 이사장. 강 이사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통합거래소 출범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일부 유관기관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강 이사장은 “동북아 금융 허브를 위해서라도 단일 거래소 체제가 바람직하고 내년 1월부터 선물거래소로 이관되는 코스피200 선물 시장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도 증시통합이 필요하다”며 “예탁원은 지난 75년부터 단지 증권, 대금수수 서비스 업무를 증권거래소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해 온 것이기 때문에 증시통합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해 청산 결제 기능을 통합해 예탁원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즉 통합 주체가 아닌 예탁원이 증시통합을 반대하거나 청산 결제업무 일원화를 주장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협회와 일부 코스닥증권의 통합 반대 주장에 대해서도 강 이사장은 “자신들의 권한 상실을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협회 노조가 반대하는 정도”라며 반대 주장을 일축했다.

이 같은 강 이사장이 발언이 알려지면서 해당 유관기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증권예탁원 노훈건 사장은 즉각 반박 기자회견을 갖고 거래소와 강 이사장의 독선적인 발언을 비난했다.

청산 결제업무가 예탁원의 고유업무가 아니라는 강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노 사장은 “증권시장 초창기라는 당시 정황상 결제업무가 관련법규에 미 반영된 것일 뿐 개설된 코스닥시장과 ECN시장 등은 관련법규상 증권예탁원이 청산결제기관으로 규정됐다”고 반박했다. 또 증시통합의 주체가 시장을 담당하는 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 등 시장뿐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증시 현실을 모르는 독선적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선물거래소 코스닥증권시장 증권업협회등 유관기관들도 증권거래소 및 강 이사장의 주장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노조 고위관계자는 “증시통합의 핵심과 당위성이 무엇인지도 이해를 못하고 거래소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발언”이라며 “이번 강 이사장의 발언으로 그동안 소강상태였던 증시통합 논란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장의 ‘강성’ 발언으로 증시통합 문제가 또 다시 들썩이자 정부당국도 난감해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부당국 한 관계자는 “증시통합은 대승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일부 기관장들의 무책임성 발언으로 흠찟만 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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