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은행채 '공급과잉'
채권시장 은행채 '공급과잉'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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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달 들어 1조4천억 발행, 금리 상승 촉발
국민銀 1월까지 5조 만기... 카드채도 부담



이 달 들어서만 은행채 발행액이 1조4천억원을 넘어서는등 은행채 공급과잉이 시장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은행들이 수신고로만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가계대출 물량을 늘리면서 자금조달용으로 발행했던 1년 짜리 은행채 만기가 연말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객들의 자금운용 패턴은 갈수록 단기화되는 반면, 은행의 자산운용은 부동산담보대출 등 장기화됨에 따라 자산부채 만기불일치(미스매칭)도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채권시장은 은행채 과잉 공급으로 발행금리가 급등, 채권시장은 물론 향후 은행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은행대출 규모는 지난해 10월 12조1천억원, 11월 4조9천억원 등으로 급감했고 특히 가계대출은 정부의 억제책에 힘입어 같은 기간 6조1천억원에서 2조1천억원으로 줄어들어 은행채 신규 발행 압력은 상당히 완화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발행되는 은행채는 ‘차환발행용’이 대부분이다. 즉,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자금 확보 수단이었던 1년 짜리 은행채 만기를 메우기 위한 것.

국민은행채의 경우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의 만기도래분이 5조1천43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 9월 국민은행으로 흡수된 3천60억원(내년 1월까지)규모의 만기도래 국민카드채도 물량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투신권 한 관계자는 “만기도래물량이 모두 차환발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취약한 매수심리를 고려할 때 시간이 흐를수록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11월에 들어서만 발행한 은행채는 1조4천200억원에 달한다. 이렇듯 채권시장에 은행채가 넘쳐나면서 발행금리 또한 급등하고 있다.

제일은행은 지난 13일 1년 만기 400억원 규모의 은행채를 4.49%에 발행했다. 10일 1년 만기 100억원 규모의 은행채(4.37%)과 비교하면 며칠 새 12bp가 오른 셈.

우리은행은 6일과 10일 1천500억원, 2천2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은행채를 각각 5.05%, 5.08%에 발행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금리 상승 전망이 우세해 발행금리를 5%대로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10일 100억원 규모의 1년 짜리 은행채(4.31%)를 발행한 데 이어 12일 9bp오른 4.4%에 700억원의 은행채를 발행했다.

외환은행 역시 10일 1천200억원 상당의 2년 만기 은행채를 5%대에 발행했다.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들이 6개월이상 정기예금보다는 3개월 미만의 단기예금을 선호하면서 은행들이 연말 유동성비율 하락을 우려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은행채 공급과잉이 장기금리 상승을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4일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03%p 오른 4.95%, 5년 만기 국고채수익률은 0.02%p오른 5.23%로 마감됐다. 이달 1일(연 4%)을 기준으로 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약 1%p가까이 올랐다.

이와 관련 은행권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채 등 금융채 발행 증가로 단기 금리는 물론 국고채 등의 장기금리가 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은행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예금에 의존했지만 지난해부터 은행채가 주요 자금 조달원으로 부상했다”며 “2003년 들어 만기 물량이 꾸준이 도래함에 따라 차환용 은행채 발행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기업대출도 재개돼 국채 부문에 집중됐던 시중자금이 점차 은행채 및 회사채 부문으로 이동, 은행채 발행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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