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서울파이낸스포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디지털 금융'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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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영향력 확대 위해 경제·금융제재 행사
전통 금융시스템으론 '한계'···'탈중앙화'로 해소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3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2023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권진욱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탈세계화 가속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의 지정학적 영향력 심화 등으로 글로벌 경제·금융제재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이에 대응할 방안으로 '디지털 금융'이 제시됐다. 그 일환으로 '디지털 금융중심지'를 선제적으로 추진할 필요성과 함께 국내 금융회사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 3층 다이아몬드홀에서 '금융과 산업 혁신, 공간에서 찾는다'를 주제로 열린 '2023 서울파이낸스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발생했던 영국 브렉시트, 미국-중국 무역전쟁, 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되고 있고, 지정학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미국 등 강대국들이 경제·금융제재를 지정학적 영향력 행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미국의 경제제재 사례는 2017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10월 발간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 '외교정책과 국내정책 간 경계를 없앤다'는 문구가 명시됐는데, 미국이 예전에는 국내와 외교를 나눠서 생각했다면 앞으로 자국 이익을 위해서는 어떠한 외교정책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는 자본의 유출입과 관련된 규제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북한 등에 둘러 쌓여 있는 지정학적 여건상 글로벌 경제·금융제재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게 이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관련 리스크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 연구위원은 '디지털 금융'과 '디지털 금융중심지'에서 답을 찾고 있다. 디지털 금융 자체가 '탈중앙화'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중앙집중화'로 대변되는 전통적 금융시스템의 한계를 해소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위험 증대가 금융부문에 미칠 수 있는 부분은, 경제제재로 인해 금융거래가 제한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며 "그러면 달러 외 새로운 지급수단을 모색하거나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거래들이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의 장점이라고 얘기하는 분산화 등 디지털 금융이 결국 탈중앙화 시대에 부합하는 방향성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글로벌 금융회사들을 한 곳으로 집적시키는, 전통적인 의미의 금융중심지는 일부 한계가 불가피한 만큼 디지털 금융중심지를 선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또 금융중심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하기 위해선 국내 금융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 한국 금융에 보다 익숙해지도록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전통적인 금융중심지 런던, 홍콩, 싱가포르 모두 대영제국의 식민지 경제를 운영하기 위한 글로벌 경영의 산물"이라며 "국내외 시장에서 품질검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웠듯 국내 금융회사들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 개발 및 현지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또 디지털 금융과 관련해 최근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환경이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SVB 사례에서 보다시피 어떤 위기가 오면 사람들이 한순간에 탈출하려는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향후 디지털 금융을 추진하더라도 어떻게 '디지털 런'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을지 감독 환경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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