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호' 우리은행장에 조병규···기업금융·조직 안정에 방점 (종합)
'임종룡호' 우리은행장에 조병규···기업금융·조직 안정에 방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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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영업력" 평가···'외부 출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보완
"기업금융 시장 강자" 외쳤던 임 회장···기업금융 전문가 선택
준법감시인 경력도 호평···"새로운 조직문화를 이끌어낼 인물"
조병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사진=우리금융)
조병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사진=우리금융)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조병규(58)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가 내정됐다. 조 대표가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데는 탁월한 영업력, 그중에서도 '기업금융 전문가'로서 냈던 성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축적한 경험이 그룹 내 2인자로서 우리은행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끄는 동시에 '외부 출신'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손발을 맞춰 나가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여기에 한일과 상업 출신이 번갈아 가며 행장을 맡았던 기존 관례로 봤을 때 이번엔 상업 출신이 행장을 맡을 차례인 만큼, 그의 출신도 행장 자리로 이끄는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는 26일 자회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던 조 대표와 이석태(58) 국내영업부문장에 대한 최종 면접을 진행한 결과, 조병규 대표를 차기 은행장 최종후보로 내정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 3월 24일 1차 후보군(롱리스트) 4명을 확정하고, 지난 2개월 동안 외부전문가 심층면접, 평판조회, 업무역량 평가 등으로 구성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후 지난 25일 후보 4인 중 조 대표와 이 부행장을 최종 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당초 롱리스트가 나왔을 때만 해도 최근 자회사 대표로 이동한 조 대표나 박완식 후보보다는 우리은행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이들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또 숏리스트에는 옛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한 명씩 포함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업계의 예상을 깨고 상업 출신으로 숏리스트를 꾸린 우리금융 자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조 대표를 택했다.

조 내정자가 차기 행장에 오르게 된 이유는 뛰어난 영업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한다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기준을 '영업력'에 최우선으로 둔 자추위가 조 내정자의 경쟁력 있는 영업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것이다.

실제 조 내정자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영업'으로 주요 경력이 채워져 있다. 특히 기업영업에 탁월한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점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 대기업심사부장, 강북영업본부장을 거쳐 기업그룹 집행부행장까지 기업영업부문에서 경험을 축적, 능력을 발휘해 온 그는 지점장 초임지였던 상일역지점을 1등 점포로 만드는 성과를 냈다.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조 내정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 구축에 착수, 반년 만에 공급망금융플랫폼을 완성해 금융권 최초로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해내는 추진력을 보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비즈플라자는 은행이 상생금융과 동반성장을 구현한 구체적인 사례로 최근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도 소개되기도 했다.

기업금융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우선 과제로 삼은 분야이기도 하다. 앞서 임 회장은 취임사에서 '경쟁력 있는 우리금융'을 언급하며 "기업금융 시장에서 강자로 거듭나자"고 강조한 바 있다. 기업금융의 명가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기업금융 분야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대목이다.

이와 관련 자추위는 "조 후보자는 기업금융 강자로 우리금융을 도약시키겠다는 임종룡 회장과 원팀을 이뤄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최대한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준법감시인 상무, 준법감시인 집행부행장보를 지냈던 조 내정자의 경력도 호평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8년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에 선임돼 2년간 관련 체계를 확대 개편했다.

2019년 자금세탁방지부를 자금세탁방지센터로 승격하고 준법지원부를 준법감시실로 확대하는 한편, 그룹장 직속의 준법감시팀을 신설했다. 지난해 직원의 700억원 횡령 등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은행이 내부통제에 고삐를 조이고 있다는 점에서 조 내정자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자추위는 "조 후보자는 우리은행의 준법감시체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인물"이라면서 "그동안 우리은행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던 만큼, 조 후보자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재안을 함께 도출하는 새로운 조직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조 내정자는 오는 7월 3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직후 공식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공석이 된 우리금융캐피탈 최고경영자(CEO)를 뽑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조 내정자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名家)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겠다"며 "임종룡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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