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기아의 부상과 헤리티지 재탄생
[전문가 기고] 기아의 부상과 헤리티지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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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대림대 교수
김필수 대림대 교수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의 1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았다. 과거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기기도 어려웠는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4000억원을 넘었다. 반도체 등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 산업의 호황은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우리에게는 가장 반가운 뉴스다. 현대차도 그렇지만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약 12%에 이르러 프리미엄 브랜드인 벤츠나 BMW 이상을 넘는 호실적을 보였다. 

기아차는 최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고성능 중대형 차종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친환경차의 실적은 글로벌 시장에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기아자동차' 에서 자동차를 버리고 '기아'만 남겨 미래 모빌리티의 지향성을 키우는 모습 등 지속적인 혁신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기아차만의 색깔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아쉬운 부분은 미래를 지향하면서 과거를 볼 수 있는 거울이 없는 부분이다. 현대차는 국내 양산형 최초 모델인 '포니'를 기조로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면서 '과거를 통한 미래의 지향'이라는 꼭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포니 생산 시점인 1975년을 기점으로 45주년 인 2020년 런칭한 지금의 현대차 첫 양산모델인 '아이오닉5'는 실적과 평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작년 글로벌 모든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물론 기아의 EV6의 경우도 훌륭한 시상과 실적을 나타내고 있지만 무언가 허전한 느낌은 무엇일까. 

최근 현대차의 미래 컨센트카인 'N비전74'모델은 포니 쿠페 유전자를 받아서 미래 지향적으로 재해석한 수소전기차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아이오닉5와 같이 직선을 주로 사용하면서 오래 봐도 지겹지 않은 미래 지향성을 나타낸 모습은 필자도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다. 이같이 현대차는 헤리티지를 통한 과거가 있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를 그릴 수 있으나 기아는 어떠한가. 

기아도 오랜 역사와 국내를 대표하는 차종이 많은 제작사다. 물론 주인이 여러 번 넘어가면서 이를 이어가고 유전자를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없다 보니 뚜렷한 인식제고가 적어서 매우 아쉬운 부분이 많다. 1960년에서 1970년대를 대표하는 첫 국민차인 삼륜 K-360 모델은 앞바퀴 1개와 뒷바퀴 2개의 용달차로 소형 상용차를 대표하는 모델이었다. 이후 T-1500, T-2000 및 T-600까지 이어지면서 인기를 독차지했다. 당시 경제개발 성수기인 만큼 소형 상용모델은 활성화에 중요한 몫을 차지하였기 때문이다. 필자도 어렸을 때 좁은 농로를 가던 삼륜차가 넘어가 세우고 끌어올리던 생각이 나고 회전 구간에서 바퀴 3개로 인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던 기억이 새롭다. 

기아를 대표하는 공장인 현재의 소하리 공장에서 1973년 최초로 생산된 승용차가 바로 '브리사'다. 현대차의 포니보다 빠르게 생산한 모델로 생산 직후 당시 연간 1만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던 모델이다. 물론 처음에는 일본 마쯔다 3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한 모델이었으나, 향후 국산화가 90%에 이른 국산 승용 모델이다. 이후 포니가 생산되면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이후 브리사2, K-303 모델이 등장했음에도 정부의 자동차 산업 합리화 조치로 강제 단종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모델이다. 기아는 우리의 기억 속에 생생한 프라이드 경차와 봉고 등 베스트셀러도 즐비할 정도로 인기를 끈 제작사다.

이후 K 시리즈와 함께 카니발, 쏘렌토, 스포티지 등 다양한 모델로 소비자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고 EV6의 인기와 최근에는 대형 SUV인 EV9 모델까지 출시되면서 현대차와 쌍벽을 이루는 제작사로 성장했다. 이러한 역사를 자랑하는 기아는 기억 속에만 남아서 현재는 그 모습을 전혀 나타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현재의 기아 직원들도 현대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과거 조상의 혁 혁한 상징물을 기억하면서 자부심을 넘어 고유 유전자를 심어줄 수 있는 '기아 헤리티지'가 중요한 시기다. 외부에 기아의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의미도 크지만 더욱 중요한 요소는 기아 내부 직원들의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을 실질적으로 나타내주는 '기아 헤리티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최근 기아차는 이러한 흐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앞서 언급한 대표모델인 상용 K-360과 승용 브리사를 복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회장과 기아의 송호성 대표가 결정해 드디어 '기아 헤리티지'가 시작됐다. 물론 지금 현대차와 같이 모터 스튜디오와 같은 형태로 진행하다가 박물관 형태로 진보하는 계기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강남구 삼성동에 짓고 있는 현대차 그룹 본사인 현대GBC에 현대차와 기아차의 박물관이 별개로 포함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아의 자부심이 드디어 현실로 나타나는 계기가 되고 현대차와 차별화된 다자인과 특화 기능으로 재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머지않아 현대차의 포니와 마찬가지로 기아의 브리사 등의 과거 유전자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해석한 특화된 전기차 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얼마 전 바로 이탈리아에서 1974년 현대차 포니 쿠페가 복원돼 더욱 과거의 영광을 통한 미래의 확신을 심어주는 행사가 있어서 더욱 기아 헤리티지는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기아 직원들의 자부심이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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